2010.09.14 17:48
옆 집에는 털이 빠지기 시작하는 스피츠가 살아요.
그 집 주인 할머니는 우리동네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동네 주민들과 관계도 돈독해 보이더군요.
그런데 이 집 강아지가 상당히 예민해서 새벽에 집 앞으로 대학생들이 (인근에 대학교가 있어서 많이 다녀요)
왔다 갔다 하면, 계속 짖습니다. 그냥 몇 번 왕왕, 하다 말고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대문에 붙어서서
계속 짖는 거예요. 그래도 이건 참으면 되는데, 다음 이야기는 이거 참기만 해도 되나 싶은 문제에요.
이 할머니가 대학생(들)과 싸우더군요. 이 집 강아지, 끈이 없나봐요. 할머니가 집 밖에 나서면 졸졸 따라나와서
지나다니는 모든 이들을 향해 짖어요. 그러면 길거리위에서 대학생 중 무서워 하는 분이 으악~ 하고 도망가면
그 순간 할머니가 "왜 소리 질러?! 안 물어! (강아지가) 힘이 있기나 해!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어!(대학생에게 하는 말) 왜 움직여! "
저렇게 소리지르는 걸 제가 두 번 봤어요. 어제, 그제..
한 달여 전에는 집에서 뛰어 나온 강아지를 보며 놀라던 길 지나가던 행인이 소리를 지르면서 경찰을 부른 모양이에요.
그 때 경찰이 오고, '이런 일'로 경찰까지 부르냐며 그 집 할머니가 또 행인에게 소리지르고..
저는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아서 그 집 강아지가 자주 튀어 나오는 시각을 조금은 알아요.
그래서 일부러 그 시간대에는 멀리 돌아와요. 할머니에게 줄을 좀 사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 무서운 분과 말을 섞고 싶지도 않지만, 그 분의 기세 등등한 모습을 보면서.. 좀 뭐랄까.. 너무하신 거 아닌가 싶은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거 이렇게 당하고만 살아야 하나? 뭐 그런 서운한 기분.
줄만 매어주면 이웃들에게도, 행인에게도 공포스럽지 않을텐데. 혼자 사시는 듯한 그 할머니의
유일한 친구는 강아지려니 싶고, 또 그런 강아지에게 줄을 매라 말아라 할 수 도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어제는 대학생이 무리지어 지나가다가 할머니에게 저런 이야기를 듣고, 소리 질렀던 학생이 급기야 울고..
(그 대학생이 울 정도로 무섭게 닦아 세우더군요.. 저라도 울었을 듯요. ㅠㅠ)
상대방이 불편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좀 할줄 아는, 완벽한 이웃을 만나기란
역시 어려운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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