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우주로 진출한 이래 수백년... 인류는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의 두 세력으로 양분되었다.
썩고 부패한 민주주의 국가인 자유행성동맹 VS 이상적인 군주가 등극한 전제주의 국가 은하제국...
이 두 세력의 싸움이 전설과 역사를 수놓는다.



 양 웬리 (자유행성동맹군 원수, 양 함대 총사령관)

- 정치부패란 것은 정치가가 뇌물을 받는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정치인 개인의 부패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가가 뇌물을 먹어도, 시민이나 언론이 그것을 비판할 수 없는 상태야말로 정치부패라 하는 것이다.

- 전제정치가 변혁을 이끌기에는 효율적이기 그지없는 체제인데 반해, 민주주의는 멀리 돌아서 가지. 그리고 그
우회에 질린 민중들은 언제나 말하지. 위대한 정치가에게 거대한 권한을 주어 개혁을 추진시키라고. 민중은
언제나 전제자를 원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이상적 전제군주를 만난 것인지도 몰라.
그 황금우상과 비교하면 민주주의란 빛바랜 청동우상에 지나지 않을까? ...아냐, 아니지. 우리는 군인이다.
그리고 민주공화제도란건 종종 총구끝에서 태어나지. 하지만 군사력은 민주정치를 낳고서 그 공적을 자랑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건 불공정한게 아니야.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힘있는 자의 희생에야말로 그 진수가
있기 때문이다. 강자의 희생을 법률과 규범으로 제도화시킨 것이 민주주의야. 그리고 군대야말로 희생이 더욱
필요해. 자신들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정치체제를 위해 싸운다, 그런 모순된 구조를 민주주의의 군대는 수용
하지 않으면 안된다. 군대가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건 다만 '연금과 유급휴가를 내놔라'정도야. 즉 노동자로서의
권리 그 이상은 결코 용납되지않아.

-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말을 충분히 사용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얘기야. 말이란
마음이라는 바다에 떠있는 빙산의 일각과도 같은거야. 수면 위에 드러난 부분은 작지만, 그것을 통해 수면아래에
존재하는 커다란 것을 지각하거나 느낄 수 있지. 말을 소중히 사용하거라. 그렇게 하면 그냥 침묵해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정확하게 전할 수 있으니까.

- 무언가를 증오할 수 없는 인간은, 무언가를 사랑할 수 도 없다.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일부 종교에서나 떠드는 말일 뿐이지. 그런 종교일 수록 흔히 내세에 대해 말하곤 하지만, 또한 내세를 말하는
종교일 수록 현재의 삶을 가치절하하고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대수롭지않게 취급하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역사속에서 흔히 볼 수 있지.


 

제시카 에드워즈 (자유행성동맹 진보당 의원)

-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제 약혼자는 조국을 지키기위해 전장에 나갔다가 지금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위원장님,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전사를 찬미하는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의 가족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는 약혼자를 희생의 제단에 바쳤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희생을 강조하는 당신의 가족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의 연설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당신 스스로 그것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신 은하제국 로엔그람왕조 초대황제)

- 민주공화제도는 인민이 자유의지로 자신들의 제도와 정신을 팔아넘기는 체제인가?

- 싸움에 앞서 전군에게 다시 말해두겠다. 과거의 제국왕조가 어떠했건, 로엔그람 왕조가 있는한 은하제국군의
군대에선 황제가 반드시 진두에 선다! 짐의 아들도 물론이다. 로엔그람 왕조의 황제는 병사들의 등 뒤에 숨어
안전한 궁궐에서 전쟁을 지휘하지 않을 것이다! 경들에게 서약한다. 비겁한 자가 로엔그람 왕조에서 지존의
자리에 앉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고!


 

알렉산더 뷰코크 (자유행성동맹 우주군 총사령관)

- 라인하르트황제 폐하. 나는 당신의 재능과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만약 손자를 골라 가질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면, 당신같은 인물을 가지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당신의 신하는 될 수 없다. 양 웬리도
당신의 친구는 될 수 있으나 역시 신하는 될 수 없다. 타인의 일이지만 보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조금
무게 잡아서 말하자면 민주주의는 대등한 친구를 만드는 사상이지 군주와 신하를 만드는 사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친구를 갖고싶고, 누군가에 대해 좋은 친구가 되고싶다. 하지만 좋은 주군이나 좋은
신하는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당신은 같은 깃발을 받드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호의에는
감사하나 이제와서 당신에게 이런 늙은 몸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어느 테러리스트 (원래는 은하제국의 평범한 주민)

-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이유로 비전투원을 대량학살해도 된다는 법이 있나? 네 놈들 권력자들은
언제나 그렇다! 다수를 구하기위해 어쩔 수 없이 소수를 희생시켰다고, 그렇게 자신들을 정당화시키지.
하지만 그 희생당한 소수 안에 네 놈들 자신이나 네 놈들의 부모형제가 들어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나?!


 

애드리안 루빈스키 (페잔 자치령주. 지구교 후원자)

- 수천년도 더 전의 이야기지만 옛날의 기독교는 최고권력자를 종교적으로 세뇌시킴으로서 고대 로마제국을
가로채는데 성공했지. 그 이후 기독교가 얼마만큼 악랄하게 다른 종교를 탄압하고 절멸시켰는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정도야. 그 결과 하나의 제국만이 아니라 문명 그 자체를 지배하게 되었지. 하여튼 그것보다 더
효율적인 침략은 전무후무한 일이었어. 정신을 통한 지배란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가. 나는 바로 그와 같은
것을 재현코자하는 것이지.

 

빌리발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양 함대 객원참모. 제국의 망명자)

- 나는 지금까지 몇번이나 생각했었다. 3년전 그 때, 라인라르트 폰 로엔그람에게 졌을 때 죽었던 편이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치 않는다. 60살이 되도록,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삶을 살아왔다. 허나 그렇지 않은 삶의 방식도 있다는 것을 겨우 알게되었어. 그것을 가르쳐준 이들에게
빚이든 은혜든 갚지않으면 안돼.

 

더스티 아텐보로 (양 함대 분함대지휘관)

- TV의 3류 드라마라면 시청자들의 요구로 죽을 인물도 되살아나지.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자기
편한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니야. 잃은 목숨은 절대 돌아오지 않아. 그만큼 생명이란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세상에 살고있단 말이야.

 

율리안 민츠 (양 함대 참모. 이후 이젤론 민주공화국 총사령관. 양 웬리의 후계자)

- 우리는 확실히 변경에 있어. 허나 그것은 은하제국의 변경인 것도 그렇다고 자유행성동맹의 변경인 것도 아니야.
인류사회 전체의 변경이야. 그곳은 전 우주에서 황제 라인하르트를 충성의 대상으로 하지않는 자들의 유일한 보금
자리. 압도적 다수에 눌린 이단자들의 성지. 그런 곳은 변경에 밖에 존재하지 못해. 그래서 나는 변경에 있는 것을
긍지로 생각해. 변경이란, 시대를 여는 지평선에 가장 가까운 곳이니까.

- 시민의 권리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체제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는지, 사람들이 과거
의 역사를 통해 제대로 배웠더라면 이 정도의 희생을 치르진 않았을거야. 정치는, 그것을 얕보는 자에게 반드시 복수
하는 법이야.




제법 된 작품이지만, 아직도 박통독재시절이 좋았다말하며 그 딸을 지지하는 양반들이 넘치고 정치와 언론의 민주화
수준은 시간을 역행하고 있는 이 나라의 현재를 놓고 볼 때, 갈수록 오히려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양 웬리의 '강자의 희생을 법률과 규범으로 제도화시킨 것이 민주주의'라는 말과, 근저에 조선찌라시 1면에 실린 가카의
'힘있고 가진 쪽이 따뜻한 마음을'이라는 말 사이에 얼마만큼의 거리가 있나를 생각하면 깝깝해집니다. 뭐, 우리 사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라 그런거니, 그런 일로 새삼 깝깝해하는건 감정낭비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이 작품속에서 정치인들이 어떻게 제 한 몸을 보신하며 나라를 말아먹는지, 권력과 언론이 어떻게 야합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민중을 우둔하게 몰아가는지, 그런 사회 속에서 한 개인이나 집단이 어떻게 희생을 당하고 의미없이 뭍혀가는지에
관한 묘사들을 보고있으면 너무나도 심한 기시감에 한숨이 나올 정도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되새겨볼 가치가 큰 작품이에요.


사족입니다만 이 작품의 라인하르트와 베르세르크의 그리피스를 비교해 보는것도 재밌죠. 이미지도 비슷한데다 두 사람 다
자신의 나라를 세우고자하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받쳐준 여성과 그 꿈을 함께한 친구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친구를 잃고
말았죠. 그리고 두 사람 다, 잃어버린 친구의 자리는 꿈으로도 메꿀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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