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프라] 레알 그레이드 대참사;;

2010.09.17 00:59

Mk-2 조회 수:3085

레알 그레이드 퍼스트를 신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달롱 님의 "이거슨 MG와 PG 사이에 걸쳐져있는 그 무엇!"이라는 칭찬 자자한 리뷰가 사실이었음을... 고작 발 두개 만들어 놓은 정도로도 뼈저리게 느끼면서, 정말 간만에 재미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자, 발 두개 만들었으니 이제 다리 부분이렸다.
이건 또 마침 프레임이 MG 페담 마냥 통짜 사출 프레임이니 편하기까지 하구나 좋쿠나!
를 속으로 외치면서 통짜 프레임에 다리 부품들을 붙여 나가다가 문득, 조립중이면 도지곤 하는 제 안 좋은 버릇이 다시 나왔습니다.
뭐냐면, 관절 부분은 꼭 완성도 시키기 전에 가동을 한번 해보는 거죠;;
사실 뭐 프레임도 부품 하나하나 일일히 다 조립해 주는 다른 건프라 같았으면 뭐 그리 나쁠 것도 없는 버릇이지만 그게 이 녀석처럼 연질의 통짜 프레임을 가진 녀석이라면;;;
아직 다 조립되지 않아 충분한 강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는 그 부드러운 프레임의 가동부위를 그래도 나름대로는 조심한다며 천천히 접어 봤습니다.
근데 역시 부품 하나하나를 붙여 조립한 프레임이 아닌 한번에 뽑혀져 나온 통짜 프레임인지라... 무지 뻑뻑하더군요;;
왜 이리 빡빡해... 를 뇌까리며 손에 힘을 주던 저는 그만...
















































힘 조절을 잘 못해 프레임을 결국 부러트렸다능...
아놔...





암튼 그건 그렇고...
오늘 김장할 때 쓰는 물 고추가루와 그냥 음식할 때 쓰는 마른 고추가루를 사기 위해 재래 시장 한 귀퉁이에 자리한 고추 가게에 들렀는데, 고추가게 주인 아주머니와 손님 아주머니의 흥정하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오오 흥정, 이런 것이 바로 대형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재래 시장만의 한 정취가 아니던가.
저는 왠지 모를 흐뭇함을 느끼며 두 아주머니 간의 대화를 가만히 서서 들었습니다.

"아줌마 마늘 1키로 가는디 얼마유?"
"1키로면 얼마얼마 하쥬~"
"아이구~ 비싸네~ 이 집은 왜케 비싸유?"
"아~ 우리 집은 손으로 일일히 껍데기 까서 팔잖여~"
(잠시간의 침묵)
"...그러믄 뭐, 딴 디는 뭐, 손으로 안 까구 발로 깐대유?"

그 순간 저는 빵 터졌습니다;;;
가만히 서 있다가 혼자 빵 터지는 저를 잠시 어이없이 바라보던 아주머니들은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아~ 딴 디는 마늘을 물에 띵띵 뿔려서 설렁설렁 까는 거 아녀~ 마늘에 물을 그렇게 이빠이 맥여서 어따 써먹기나 혀? 우리는 그렇게 안 하구 손으로 일일히 까서 파는 거 아녀~"
"참나~ 말은 좋네~ 암튼 뭐 그람 마늘 1키로만 좀 갈아줘봐유~ "

사실 아주머니들의 흥정 뒷 부분은 자세히 기억이 안 납니다.
왜냐면 그 놈의 "발로 깐대유?" 가 머리 속을 계속 맴돌고 있어서;;;
이렇게 하루 종일 낄낄대고 있네요 ㅎㅎ
아놔 진짜 충청도 사람들의 센스란...

...라고 오늘 있었던 재미난 일을 돌이켜봐도 RG의 충격이 가시질 않아!! ㅠ,.ㅠ
아무래도 RG 샤작 나올 때 퍼스트 한 마리 더 사야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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