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희집이 추석에 가족들이 모여 웃고 떠들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

굉장히 화목하고 단란하고 정이 끓어 넘치는 집안인 건 분명하죠.

 

그런데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가족들 간 서로 '완전히' 헌신하고 배려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인간 관계에서의 한계를 발견하면

그러니까 서로 다소간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가족 구성원)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를 합리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면

너무 외롭고 쓸쓸해요.

 

뭐랄까 제가 마음이 여린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잘 치이고 상처를 잘 받는 편이에요.

제 매우 큰 약점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 저에게 하는 것만큼 제가 다른 사람에게 독하고 강하게 대하지 못한다는 점인데

제가 그러는 이유가 나중에 후회할까봐, 그리고 이 나이 먹어서 주고받은 상처는 아물기가 더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거든요.

어릴 때야 상처를 주고 받아도 그냥 어리다는 이유로, 그리고 아직 함께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게 되고 또 다른 기억, 추억들로 상처들을 덮어씌우게 되고 하지만 말이에요.

 

추석이라 집에 내려왔지만 혼자 있을때보다 더 외로운 건 문제 있는거죠..?.. 그래도 명절이고 나의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것들이 풍성한 날들인데..

이렇게 게시판에 글 쓸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글 쓸 시간에 뭔가 자기 성찰을 하라는 말을 하실 수도 있겠죠..; 맞는 말이기도 하구요..)

그냥 너무너무 외롭네요..

왜 저는 인간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또 상처받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또 그러한 저는 왜 상대방에게 저 특유의 사이코패스 기질로 상처를 주어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문제에는 해답이 없겠죠 물론?

제가 아직 너무 미숙한가봐요, 이런 원초적인 문제들의 해결책이 아직 조금도 안 잡히는 것 보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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