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6 20:50
아래 글에 댓글을 남길까 하다가 살짝 길어질 듯 해서 여기 적어둡니다. ^^;
거두절미하면..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 정말 좋았어요.
간혹 어떤 영화들 보면 감정을 의식하기 전에 눈물이 먼저 줄줄 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 남격 합창단을 보면서 줄줄줄 울었네요. ㅠㅠ
듀나님이 여고괴담의 배우들이나 기타 몇몇 영화인들을 향해 '우리편'이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잖아요.
이 감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동안 남격 합창단원들이 언제 어딘가 다른 무슨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면 '우리편'이라는 느낌으로 응원하게 될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드신 분들이 적잖게 있을 듯 한데, 이 프로그램이나 여기 참여한 단원들로서는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그 중에서도 더 주목받거나 덜 주목받는 사람들이 분명 있었지만, 누가 되었든 얼굴을 알아보고 반가워 할 테니까요.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다른 합창단원들에 스스럼없이 '섞여' 있는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 기존 멤버들을 따로 부각시키지도않고 A부터 하나하나 같이 배워가는 모습을 담은 것이, 오히려 '남자의 자격'의 미션이었던 '하모니'를 이룬다는 취지에 맞는 것 같고요.
모든 등장인물을 대체로 평등하게 비추려 애쓴 제작진도 훌륭하지만, 기존 멤버들의 역량/내공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혼자 솟아나는 것보다, 긴장한 신인들을 이렇게 저렇게 받쳐주고 풀어주고 리듬을 조율해주는 게 훨씬 어려울 것 같아요.
남자의 자격 이전 편을 보지 못해서.. 이번을 기회로 경규옹을 비롯한 예능인들 다시 봤습니다. ^^
오늘 가장 좋았던 장면은 무대에 나가기 직전에 경규옹이 단원들 긴장을 풀어주며 말하는 부분이었어요.
"이 공연이 여러분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닐 거다"라고.
물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순간이나 고비가 이 '초짜들'에게 얼마나 더 많이 있겠어요.
실패해도 너무 낙담하지 말고 성공해도 너무 들뜨지 말고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 살아가길 바란다는 선배의 충고처럼 느껴져서,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방송계에서 산전수전 겪었을 경규옹의 입을 통해 나오니) 뭉클하기도 하고 마음이 평화로워졌습니다. 잠시나마..^^
박칼린 선생의 트위터에 가보니 몇 달 후에 책도 출간하실 계획인가 봐요.
나중에 꼭 읽어보고 싶어요. 몇 달 간 주말마다 이 분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기분 좋았어요.
2010.09.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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