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30 16:17
1. 원래 아이돌 영상이나 보고, 주말엔 만화책이나 영화, 미드를 즐기다가 공연에 빠져 모든 것을 등한시 한게 약 한 달 째입니다.
그 동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았어요.
원어데이 그 날의 아이템 챙기는 걸 까먹고 노다메/3월의 라이온 신간을 안 본거면 말 다한거죠( ..)
2. 쓰릴미라는 남성 2인극이 있어요. 거의 전석 매진을 자랑하는 매니아층이 두꺼운 극이죠.
클릭비출신 오종혁씨가 나온다고 해서 보러 갔는데 다른 페어들 연기에 더 빠져서 죽어라고 보러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충 지금까지 스물 몇 번쯤 봤고 11월 중순 이 공연이 끝날 때 쯤이면 40번쯤은 보겠죠;
같은 극을 여러번 본다는거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못 했거든요. 가끔 좋은 영화는 여러번 보기도 했었지만요.
근데 캐스팅 바뀌고, 해석도 다 다르고, 심지어 본 페어들끼리 섞어 크로스도 하는데 그게 매번 다 다르니 보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반주자 한 명에 딱 주인공 배우 둘. 작은 소극장이니 집중도가 상당하니까요. 중요한 장면에선 거의 숨도 안 쉬고 집중을 하곤 합니다.
이 극에 지금 월급을 갖다 바치고 있는 셈인데 차라리 얼른 끝나라 싶기도 합니다 =_=
3.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한 스팸어랏이 있어요. 이건 쓰릴미에서 본 김재범배우의 팬이 되면서 보게 된 극입니다.
정성화/박영규, 신영숙/구원영, 박인배/예성 등의 더블캐스팅이고, 저야 어차피 어느 쪽이든 상관이 없었어요;
일단 28일 프리뷰 첫공연을 봤는데 프리뷰니만큼 이것저것 걸리는 점이 많았지만 극 자체는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원작이 다소 저질스러운 개그로 점철되어 있다고 들어서 화장실 유머 싫어하는 저로써는 좀 걱정을 했는데 다른 면으로 재미있는 극이에요.
뭔가 자세하게 써 보고 싶은데 그럼 스포가 되니 그냥 재밌다고만 쓸께요; 인터미션을 제외한 내내 빵빵 웃으면서 봤습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보기 좋은, 웃으며 데이트할 수 있는 그런 극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참. 브로드웨이 극들에 대한 깨알같은 패러디가 나옵니다.
대충 기억나는건 헤드윅, 오페라의 유령, 지킬, 그리스, 헤어스프레이, 캣츠, 미사공, 아이다, 시카고 등등등;
이제 뮤지컬 입문자인 저로써는 그냥 의상만 보고 알고 캐릭터들을 모르니 웃음 포인트에서 웃지 못해서 좀 시무룩했습니다.
(저 위의 극들 표 있으면 티켓 할인도 해 줍니다)
또 연예인의 무대 입성을 비꼬는 넘버도 있습니다. 너무 대놓고 비꽈서 아니 예성인 슈주인데 쟤 안 민망할까 하기도 했어요;
심지어 신영숙씨 넘버에서는 아이비랑 더블캐스팅이래애애애애애애 하고 절규하는 장면까지;
4. 온유가 나오는 락오브에이지를 어제 보러 갔었어요.
프레스콜 영상 보면서 사실 기대는 안 했는데, 음. 생각보다 훨씬 나빴어요 저와 동행에게는.
온유-정찬우-김재만-김진수-문혜원-백민정 캐스팅이었는데 그 중 만족한건 백민정배우정도?;
배우들 연기도, 노래도, 전체적인 스토리도, 그리고 도대체 여주 쉐리의 캐릭터는 왜 저런건지.
게다가 원래 8세 관람가에서 12세 관람가로 조정되어 있었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댄서들은 거의 스트립에 가까운 복장이라
그쯤되니 불쾌하더라구요. 과연 이 연출은 자기의 12살 먹은 아들, 딸 들에게 이 극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1막을 보고 인터미션때 밖으로 나와 다시 공연장에 들어가지 않은 채 그대로 술을 마시러 갔어요.
워낙 공연이야 취향을 많이 탄다지만, 뭔가 이 정도로 절망적인 공연은 처음이라 절대로 다시 들어갈 수가 없겠더라구요.
티켓값도 비쌌고 무려 올림픽공원에 갔는데 저는 공연 대신 술만 흡수하고 왔네요 Orz
5. 너무 공연만 보러다녔더니 세상과 분리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요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따라가지 못 하고 있어요 ( ..)
슬슬 현실과 좀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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