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4 00:26
대학시절에 야마다 에이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게 아마 '공주님'이었을 거에요
되게 이쁘지도 않은데 거지꼴을 하고서도 엄청나게 도도한 반쯤 미친애가 나오는 이야기였던가요
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왠지 좀 부끄러웠어요. 다 읽고 나선 도서관 소파에 누워 좀 자고 싶었어요 나른하고. 왜일까요?
전 인문대였는데 되도 않는 자의식에
'여자애가 연애하고 섹스하는 그런 류의 소설'을 읽는다는 게 부끄러웠을까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전 아마 그때 피어싱을 한다거나 섹스에 대해 얘기한다거나 남자들이 혐오하는 옷을 입는다거나 하는 건 멋있어보이지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으니까요
오늘 '풍장의 교실'을 빌려왔는데
그야말로 혀로 핥듯이
한 단어 한 단어 음미했어요
끝이 나는 걸 미칠듯이 아쉬워하면서요
소설을 이런 기분으로 대해본 게 얼마만인가요
에이미 여사는 남자를 한 번 사귀고 나면 60쪽의 단편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난 나관중. 넌 조정래.
<-한겨레 칼럼의 문장이 생각나네요
남자소설을 읽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으음.. 영 안 되네요 아이고 생긴대로 살자
제가 일컫는 남자소설이란
도스토예프스키나 고리키같은 거에요 ㅡ그냥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것. 여자소설이란 마르그리트 뒤라스나 야마다 에이미.
이언니 뭘 알아요 많이 알아요 바나나여사나 에쿠니 여사와는 다르네요 술자리에서 만난다면 경외의 눈길로 보거나 싫어하고 거리낄 타입.
나비의 전족이 특히 좋은데
뭐가 됐든 알콜을 좀 흡입하고 읽어야 더 착 감기는 소설들이네요 몽롱한 상태에서 읽는 게 더 좋네요 지금은 술이 깨고 있어 아쉬움 ..
2010.10.1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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