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설 2

2004.10.20 10:36

제제벨 조회 수:4477

디스커버리 채널의 Mostly True Stories: Urban Legend Revealed
그 두번째 시간입니다.

1. 10대 청소년인 A군과 B양이(편의상 그렇게 부릅시다.) 데이트를 합니다. A군은 자기 자동차에 B양을 태우고 '연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호젓한 장소로 갑니다. B양과는 달리 A군에게는 딴생각이 있었고 그걸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둘이 막 감미로운 키스를 나누는데, 라디오에서 갈고리손을 한 미치광이 살인마가 막 정신병원에서 탈출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B양은 뭔가 불안하고, 누군가 근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B양은 남자친구를 졸라 집으로 돌아오고, 화가 났던 A군은 집에 도착할 즈음 자신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그런데 B양을 에스코트해주기 위해 차에서 내려 보니 B양쪽 차문 손잡이에 갈고리가 박혀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940년대에 나왔다는데, 구체적으로 여성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도덕을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다른 한편으로 이 이야기는 여성들이 섹스에 대해 가진 공포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B양이 무서워하는 것은 갈고리손을 단 살인마뿐만이 아닙니다. 갈고리라는 것은 여기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얘기가 과학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봅시다. 갈고리손을 단 살인마가 나오는 것은 사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품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의수로 쓰는 갈고리 모양의 인공보철물은 사실 끝이 뭉툭해서 무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갈고리손을 가진 살인자는 미국에서 나온 적이 없답니다. 다만 이 전설의 연원은 미국에서 벌어졌던, 데이트 중인 연인들이 살해당한 사건에서 비롯되었는데 1946년 텍사카나 유령 살인사건이라고 하죠. 2월부터 5월까지 여러 차례, 데이트 하던 연인들이 맞아죽는 사건이 벌어졌다는데 용의자는 법적인 문제로 풀려나, 이 사건은 미결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2. 두번째 이야기의 무대는 할리우드입니다. 그 할리우드의, 6백만달러의 사나이 세트에 있는 유령의 집(Fun House)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유령의 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한 남자가 거기 들어갔다가 매달린 시체 인형을 보고 놀랍니다. 그런데 인형에서 팔이 떨어져나오고, 남자는 그 팔이 진짜 시체의 것임을 알게 됩니다.

이 도시 전설은 실제 있었던 사건에 근거합니다. 요즘은 특수 방부제를 쓰더라도 시체가 며칠 지나면 부패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전에 비소를 쓰던 시절이 있었는데, 효과가 아주 좋았지만 위험한 물질이라서 사용이 금지되었다죠. 20세기 초반 오클라호마에는 앨머 J. 맥커디라는 열차강도가 있었답니다. 엉뚱한 열차를 털고 할 수 없이 승무원 시계나 훔쳐 달아나는 2% 부족한 강도였답니다. 쇼맨 노릇도 했고 거기서는 자질을 보였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 남자는 보안관의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장의사는 그를 방부 처리해서 미이라로 만들고, 이걸 알게된 유랑공연단에서는 그가 연고자라고 억지를 써서 구경거리로 만듭니다. 그게 롱비치 아일랜드에 있는 유령의 집까지 흘러들어오게 됐다는 겁니다. 세월이 오래 흘러 다들 그걸 인형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인형의 팔에서 진짜 사람의 뼈가 나오는 바람에 발견이 되었다고 합니다.

3. 한 여성이 어느 날 집에 돌아왔는데, 애완견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있었죠. 여자는 개를 동물병원에 데려가는데, 여자를 돌려보낸 의사는 무엇이 개의 기도를 막고 있는지 보이지 않자 수술을 합니다. 그런데 개의 기도를 짼 의사는 놀라 여자에게 전화를 겁니다. 사람 손가락에 개 목에서 나온 겁니다. 당신 집에 누가 있다! 경찰은 방 한구석에 손가락을 세개나 잃은 절도범을 찾아냅니다.

이 도시 전설의 무대는 라스베가스이며 이곳은 특이한 범죄가 일어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대에 나타났으며 처음에 이야기에 등장한 개는 도베르만이었는데 이후에는 핏불 테리어 등 다른 종류의 개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도베르만은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개이기도 한데, 이 이야기는 절도범을 흑인이나 히스패닉으로 묘사하는 등 인종적 편견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가난과 마약이라는 미국내 소수인종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와 도베르만에 대한 공포, 반면 안전한 생활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와 혼자 사는 여자의 불안감 등 여러 요소가 이야기에 들어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그러나 많은 부분에서 도시 전설의 허구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우선 개가 사람을 물어뜯는데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아니라면 가능성은 희박하고, 목에 걸린 손가락이 기도를 막았다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개가 죽었을 확률이 큽니다. 절도범이 개가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거나 도주하지 않았다는 것 등도 말이 안되죠. 그래도 30년간 전해온 이야기랍니다.

4. 한 남자의 49세 생일 아침입니다. 하지만 집안 식구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직장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직 그의 비서만이 생일을 축하해주며 집에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말하죠. 남자는 가슴이 두근두근거립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고대해왔던 순간이었죠. 남자는 여자를 놀라게 해주고 싶어 집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벗고 기다립니다. 누군가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벌거벗은 채 남자는 뛰쳐나오는데, 거기엔 자기 식구들과 직장 동료들이 모두 모여있었습니다. 서프라이즈 파티였죠.

도시 전설은 어떤 대상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을 그린 것이기도 하죠. 어떤 이야기에서는 비서가 진심으로 축하해준다고 하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비서가 그간 성희롱 당한 것에 대해 복수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얘기는 중년 남성의 두려움을 그린 것이죠. 상궤에서 벗어난 일을 하게 되었을때 당해야 하는 가족의 질책, 동료의 비웃음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 그리고 중년의 위기들.
나중에 이 전설은 TV 드라마의 소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시나리오 작가는 자신은 이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5. 한 여성이 벌링턴코트 팩토리에서 겨울 코트를 고르고 있습니다. 가격과 디자인, 품질이 모두 적당한 제품을 찾아 입어봤는데 목이 따끔거립니다. 사지 않기로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목에 이상한 자국이 생긴데다 어지럽고 아픕니다. 병원에 가니 뱀에 물렸다는 말을 하고, 벌링턴코트 팩토리로 다시 찾아가서 옷을 훑어보니 코트 안에 새끼뱀이 있었습니다.

도시 전설의 흡인력은 일상적인 소재를 변형하는데서 나옵니다. 이 얘기는 1960년대부터 뱀과 독거미 괴담에서 시작되었는데 나중에 실제로 존재하는 벌링턴코트 팩토리에서 벌어졌다고 하는 살이 붙은거죠. 손님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회사를 고소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장소는 뉴저지나 뉴욕 등 다양한데, 뱀은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뱀에게 공격받는 데 대한 공포, 무력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싫어하는 심리가 결부되어 있죠.
과학적으로 보면 뱀이 매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뱀은 말레이시아나 멕시코 등 날씨가 따뜻하고 노동력이 싼 나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뱀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 산란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코트 주머니에 산란하면 한동안 지낼 수 있긴 하지만 온도가 안맞으면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온대지방의 뱀은 20도 정도면 살아남을 수 있답니다. 부화한 새끼는 활동적이기 때문에 사람을 무는 것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벌링턴코트 매니저에 따르면 자기 매장은 뱀이 생존하기엔 온도가 낮고 지금까지 거기서 뱀에 물렸던 사람은 없답니다.
특정 의류점이 등장한 까닭은 벌링턴코트가 그동안 광고를 많이 내보냈으며, 아무래도 가장 흔한 회사를 집어넣는 편이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요소가 도시 전설을 그럴듯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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