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7 12:15
어젯밤 아무 생각없이 반팔 T셔츠와 반바지만 입고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섰죠. 아파트에서 두 블럭 정도만 벗어나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거리가 나옵니다. 도로 양쪽의 가로수들이 아주 무성하여 마치 푸른 잎으로 만들어진 터널처럼 보이는 곳이죠. 게다가 한적한 거주 지역이라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강도나 마약사범이 구석에 웅크리고 있을 듯한 음침한 분위기도 전혀 아니구요. 도로에 마련된 자전거 통로를 향해 달리는데 자전거 바퀴에 낙엽들이 밟히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꽤 벗은 팔과 다리에 한기가 느껴졌어요. 아, 이제 여름이 확실히 지나 가을이 깊어가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지금껏 여름이 마무리되고 있다 생각했는데, 벌써 가을도 꽤 무르익은 10월 중순이더군요.
아, 가을이에요. 가을. 가을엔 뭐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