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개'에 관한 잡설

2010.10.24 11:59

soboo 조회 수:2320


1.

 애완용개를 키우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해 반감 혹은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왜 독립된 생명체를 구속시키고 인간의 이기적인 만족을 위하여 노리개로 삼느냐는 주장이죠. 

 노리개가 아니라해도 생명체에 대한 인간의 오만한 태도라는 시각입니다.


 인간이 같은 종인 인간을 노예라는 가축 혹은 애완동물로 활용하는 것을 스스로 중지한 것이 200년 정도라고 합니다.

 노예의 해방처럼 애완동물에게도 해방이라는 개념이 적용될 수 있을까요?



 어떤 문제에 대해 논할때 개체에 축적된 역사적 사실들을 뭉게고 현상적 혹은 공상적인 논증만 하려는건 궤변에 이르는 지름길 같아요.


 엄연히 역사적으로 애완용 동물로 길들여진 개와 고양이 (특히 개)는 인간과 동거하여야 안정적인 생존이 가능한 종이 되어 있습니다.

 애완동물 해방론으로 치자면 유기견, 유기묘를 만들어 내는 주인들의 행동은 아무런 잘못이 없게요.

 유기견과 유기묘들로 인하여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들(도덕적 문제를 제외하더라도)을 고려하면 분명히 애완동물 주인들은

 일정부분 공공에 대하여 해로운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에게도 인간사회에도 모두 해악을 주는 행위라는거죠.



 그리고 애완동물에 투사되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비판하는 시각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소녀?들에게 색스러운 옷 입혀놓고 공중파에서 흔들어 대는걸 지켜보며 흐믓해 하는 어른들의 이기적 욕망과 뭐가 다릅니까?  

 (이거 아이돌이나 아이돌팬들 까는거 아니에요. 보여지는 사실 그대로를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인간의 지식적 욕망을 위하여 (먹고살기 위해서만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도서산업은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책을 만들기 위하여

 엄청난 수의 나무를 베어버리고 있자나요. 


 애완동물에 대하여 이기적 욕망을 투사하여 동거하고 애정을 주는 행위를 문제 삼으려면 인간이라는 종 자체에 대해 혐오하게 되어야 논리적으로

 말이 됩니다.


 음식에 쓰이는 생명체들에 투사되는 욕망은 논외로 합시다. 어차피 먹어야 살자나요.



 휴머노이드나 안드로이드가 멀지 않은 미래에 등장하여 인간과 갈등을 만들어 내는 상황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들이 제법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인간노예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블레이드 러너) 낙관적인? 주장과 로봇이 권력을 빼앗아 인간을 노예로 삼게 될것이라는 주장(매트릭스) , 

 아니면 끝을 모를 상호 살육전을 벌이게 될것이라는(터미네이터) 등 매우 다양한데

 비관이던 낙관이던 화두는 '공존' 이지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애완견종들과의 최선의 공존 방식은 무엇인가?

 당연히 인간의 이익에 부합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을 만족하는 공존방식은 무엇인가?

 

 이미 애완산업은 1-2-3차산업을 망라하여 대규모로 성장되어 있습니다.

 사료제조업체, 동물병원, 애완견훈련소, 애완동물 놀이기구 등등 

 애완산업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군이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마도 애완동물에 대해 적대적 기류가 형성이 될 가능성은 이로서 상대적으로 우군?이 생긴거겠죠.


 아마도 애완동물들이 노예나 (영화에서처럼) 휴머노이드나 안드로이드가 인간과 맞서는 일은 없을 것이고

 반대로 인간종이 애완동물들을 멸살하려는 일도 없을테니 공존은 저절로 가능할 것이고 결국 방식이 문제가 될거 같네요.

 그런데....그 방식에서 애완동물은 주체가 되지 못합니다.

 결국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만이 주체가 됩니다.





2.  

 유기견에 대한 MBC 방송내용에 대해 약간 불만스럽습니다.

 그런식으로 애완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 화풀이를 하는거 요즘처럼 사적응징을 하겠다는 자경단들이

 설치는 시국이 의식되서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응?


 이건 기독교적인 방식과 유사한거 같아요.

 멀쩡한 사람들에게까지 '죄의식'을 불어 넣고 

 참회하고 회개하라! 

 아마 저 처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손톱 만큼도 없는 사람들이 보면서 감정이 격해지지,  학대하고 버리는 사람들은 아예 방송도 안 볼걸요?

 착한사람이 손해보는 역설이


 이건 그런 감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합의와 그 합의를 이행하는 개인의 책임에 대한 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따른 애완동물산업이 이 사회와 '공존'을 하려면 이러 이러한 약속을 해야 하고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때는 이러이러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법이 존재하고 법이 엄격히 집행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1. 모든 등록되지 않은 애완동물(특히 개)은 매매, 사육이 금지된다.

 2. 등록되지 않은 애완동물은 주인과 함께 있어도 정부 당국에 의하여 강제 격리조치 된다.

 3. 격리조치 이후 정해진 시간내 소정의 절차를 밟으면 등록 가능하다. ------------------------------- 등록비 20만원 전후

 4. 등록된 애완견은 일정한 교육기간을 수료해야 한다.

 5. 등록된 애완견이 불법 유기된 경우 유기한 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대게 상당 액수의 벌금)

 : 어떤 나라의 애완견 관리법이 지자체별로 대략 이정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심지어 

  도심지내 일정 크기 이상의 대형견 사육을 금지하는 지자체도 있더군요.


  핵심은 '함부로 애완견(동물)을 사지 못하게 한다가 핵심입니다.

  이러면 애완산업 자본들이 싫어할려나요? -_-


 아마도 법이 엄격하게 갖추어져 있어도. 

 등록장치를 파괴한 뒤 몰래 버리거나 사체를 유기하는 등의 악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손쉽게 버리는 것과 손에 피를 뭍이는 것과의 차이는 크고 법이라는것은 위법적 행위를 100% 근절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행위를 예방하고 줄이는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MBC의 의도가 일단 센세이션을 일으켜 사람들이 주목하게 하고 문제의식을 갖게하여

 제도적 해결방식을 모색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런데 방송후 나온 반응들을 보면 별로 그런거 같지가 않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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