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김동조(hubirs)님의 2018년 글입니다. 왠지 한때의 제가, 지금의 제가 떠올라서 퍼옵니다. 허락없이 퍼온 글이라 나중에 지울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 가정하고 미래를 추정하는 것을 'extrapolation'이라고 한다. 사실 이 방법 말고는 미래를 추정하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인간의 미래도 비슷하다.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 미래를 거의 알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비루하게 커리어를 마감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았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인간들과 저녁을 먹고 골프를 치느라 시간을 보낼 것이고, 자식들을 학원에 태워주느라 길바닥에서 시간을 버릴 것이다. 시시껄렁한 드라마와 영화 보는 것을 휴식이라 부르며 시간을 때울 것이다. 그러다 50대 초반이 되면 직장에서 쫓겨난다. 모은 돈은 없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했지만, 그 누군가는 자신이 희생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그 전에 자동차 사고, 비행기 추락, 암 발병, 골절상, 회사의 부도 같은 것이 일어나며 추세에서 하향 이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또 당첨, 초능력 획득, 재벌 아빠의 출현, 재벌 2세의 충격적 사랑 고백으로 인한 추세의 상향 이탈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이미 우리의 미래를 알고 있다.”

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고 삶의 어느 순간이 되면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인간이 사는 평범한 인생의 본질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정해진 길로 가거나, 결단을 내려 정해진 길에서 뛰어내리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숙명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탔고 어차피 내릴 생각도 없다면 불평해봐야 소용없다. 예정된 일정에 몸과 마음을 적응하며 최대한 현재를 즐기는 것이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얻는 길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생겨 열차에서 뛰어내리기로 마음 먹었다면,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몰입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몰입이 무엇인지는 내 책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자세하게 적어 두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인간들은 이런 종류의 즐거움에서만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미래를 안다는 것과 미래를 만드는 것은 이렇게나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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