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임원이란...

2020.12.04 10:56

가라 조회 수:1326


1.

지난번에 조직개편이 '골때리게' 될것 같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어디선가 스톱이 걸렸나 봅니다.


회장 아들이 CFO 부사장이었는데, 뜬금없이 '수석부사장' 으로 승진했어요.

이거다.. 조직개편을 스톱할 수 있는건 수석부사장 밖에 없다.. 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희는 '수석' 이런 거 없었는데.. 인사팀 또 머리 아팠었겠구나.. 

임원 직급 체계를 어떻게 바꾼건지 궁금하네요.

예전에는 E1 - E7 인가 7개 등급이었고, 호칭이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였고, 같은 상무여도 누구는 E5 이고 누구는 E6 이고 그랬거든요.

회장 아들을 위해 직급이 신설 되다니... 과연.. ㅋㅋ


2.


결재를 올리면, 특히 결재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틈틈히 어디까지 결재가 진행되었나 확인을 합니다.

특히나 돈이 나가는 건이면 굉장히 복잡해 집니다.


예를 들어, 

기안자-팀장-합의부서장(들)-공장장-생산부사장-경영관리상무-CFO-사장


이렇게 결재가 올라갔는데.. 팀장레벨까지는 별 문제 없이 진행이 됩니다. 결재올리기 전에 다 합의한 사항이니까.

공장장까지도 별 문제 없어요. 올리기전에 사전에 구두보고하고 진행하니까.

그런데, 생산부사장이 하루 이상 결재 안하고 잡고 있다?

이떄부터 머리가 복잡해 집니다. 부사장님이 바쁘셔서 결재를 안하시나? 아니면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결재를 안하시나?

차라리 반려를 하거나 궁금한게 있다며 연락을 하면 좋겠는데 우리 부사장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틀째가 되면 슬슬 비서실이나 본사에 있는 인맥을 동원해야 합니다.  부사장이 바빠서 언하는건지, 마음에 안들어서 보고하라고 안하는건지..

요즘 계속 본사에 계십니다. 라는 답을 얻으면 그때는 큰 맘먹고 부사장에게 전화를 해야 합니다. 물론 받는다는 보장은 없음.

한번은 안받아서 문자를 남겼더니 결재를 해주더군요. 그냥 바빴나봐요.


그렇게 부사장한테 결재를 받았는데 경영관리상무가 딴지를 걸데가 있어요. 이분은 비용만 보십니다.

그래도 이분은 나아요. 메일을 주던지 전화를 해서 '이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게 맞느냐?' 라고 물어보고 설명을 하면 더 아껴보라고 반려를 치거나 수긍을 하고 결재를 해주거나 합니다. 

CFO(회장아들)는 왠만하면 결재 해줍니다. 가끔 결재의견란에 의견을 쓰면 그 여파로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생산부사장이 결재를 했고, 경영관리상무가 비용을 수긍했으면 CFO는 딴지 걸게 없거든요.

(저는 겪어본적 없는데, CFO 가 반려를 치기도 했다고... )

한번은 CFO가 4일을 잡고 있는데... 와, 이거 어쩌지. 본사를 올라가봐야 하나, 전화를 해봐야 하나... 위가 아팠네요.

일단 이분은 본사에 있는지 다른 회사에 있는지 파악하는것부터가 힘드니...


중간에 결재권자가 반려를 하면 기안자나 기안부서팀장 입장에서는 압박이 됩니다.

생산부사장이 반려를 쳤다는건, 내용이 맘에 안든다는 것이고 다시 재상신 하면 '첨부터 제대로 하지' 라고 중간 결재자들이 생각하거든요.


차라리 옛날에는 부회장이 직접 기안자 사원에게 전화해서 '야,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물어보던때가 나은것 같기도...



3.

전자결재에는 결재자가 결재한 시간이 찍히는데...

가끔 놀랄만한 시간이 찍힐데가 있어요. 쉬는날 밤 12시나 새벽 1시면 역시 임원은 바쁘네.. 하는데..

새벽 3시, 4시에 결재한거 보면 '아니, 이분들은 잠을 안자나?' 라는 생각이 들죠.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임원을 달면 뭐하나... 나는 글렀어...



p.s)

회사에서 몇년만에 생산직 채용을 합니다.

내부 추천이 있으면 유리하다는데, 공장 관리팀장이 한숨쉬며 그러더군요.

'하아.. 요즘 취업준비 열심히 한다는데.. *부장이 추천한 애는 학점이 1점대고, *계장이 추천한 조카는 26인데 운전면허도 없어. 어떻게 자격증 하나 있는 애가 없냐' 라고...


제가 회사 욕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노조 있으면 우리나라 상위 10% 라면서요...

주 52시간 하기전에 모 반장은 잔업 미친듯 해서 주 60-70시간씩 찍고 원징 억대 찍었다고 하고...

(그래서 반장급들이 주52시간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그분들은 아직도 토요일 오전에 4시간 근무하고 잔업 입력해서 주 52시간 맞춥니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한, 현 회장이 아무리 노조를 싫어해도 생산직 노조원이면 다닐만 한 회사일듯.


하지만 저는 추천을 하지 않았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0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29
114239 옛날 옛적 딸바보의 딸자랑 에피소드 [10] 산호초2010 2020.12.13 687
114238 [바낭] KMDB가 발표(?)한 '2020 사사로운 영화 리스트' [5] 로이배티 2020.12.12 761
114237 [영화바낭] '전혀 아니다, 별로 아니다, 가끔 그렇다, 항상 그렇다'... 를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0.12.12 799
114236 광고가 약간 지능적이라는 생각을 [2] 예상수 2020.12.12 377
114235 이런저런 연말 연시 잡담 [4] 메피스토 2020.12.12 399
114234 영화 제목 찾습니다. 캐나다 달리기? 성장 영화 [2] 도둑까치 2020.12.12 341
114233 창업을 준비하면서 [2] 예상수 2020.12.12 362
114232 여자친구에게 고백했고 [9] forritz 2020.12.12 1004
114231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 컷 세 번째 보고 daviddain 2020.12.12 343
114230 "인트리트먼트"(In treatment) 소피 에피소드를 보고 있어요(상담자와 내담자) 산호초2010 2020.12.12 562
114229 김기덕의 비극은.. [25] toast 2020.12.12 1945
114228 2018년작 비스트(Beast)를 볼수 있는곳이 있을까요? [6] dragmetothemoon 2020.12.12 383
114227 [영화바낭] '윈터스본' 감독의 자매품 '흔적 없는 삶'을 봤습니다 [14] 로이배티 2020.12.12 715
114226 한자와 나오키가 한자(와) 나오키 가 아니었군요! [9] Lunagazer 2020.12.11 662
114225 xxx 스타일 [2] 왜냐하면 2020.12.11 400
11422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의 현실화와 정의당 그리고 이낙연의 뻘짓 [11] ssoboo 2020.12.11 910
114223 “김기덕 감독, 라트비아에서 코로나로 사망한듯” 러시아 소식통 [17] 도야지 2020.12.11 1787
114222 [네이버 유튜브 공연] 진주국제재즈페스티벌, 소프라노 임선혜 공연 [3] underground 2020.12.11 267
114221 드래곤퀘스트11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 명작 맞는거죠? [13] Lunagazer 2020.12.11 486
114220 지옥의 목시룩 리덕스/영화관 취식 [3] daviddain 2020.12.11 49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