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음주문화 관련해서 한가지 더 언급할게 떠오르네요.


바뀌어가는 음주문화로 인해 구시대의 안좋은 술버릇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더 이상 술을 마시지않는가? 아니면 어디서 혼자서 마시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요.


예전에야 그런 고약한 술버릇도 공동체 내에서 용인해주는 경우가 많았고 그 당사자가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권력을 가진 경우라면

아무런 문제될것도 없었죠. 허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친구, 선후배, 지인, 기타 등등의 집단에서 그런 사람들은 배제되고 도태되어가고 있죠.

그래서 그중 상당수는 새로운 술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소모임이나 동호회 기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모임이 많다보니 이들이 이쪽으로 많이 몰려드는 추세죠.

지역, 친목모임은 말할것도 없고 동호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술자리는 생겨납니다. 이런곳은 접근성이 쉬으니 가입하고 금방 자리를 하는 경우가 많죠.

해서 일반인인척 멀쩡한척 가입 후 활동하다가 술먹고 자기 본성이 드러나서 쫒겨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대부분 모임이나 동호회의 회칙에 음주관련 문제가 있는 사람은 원스트라이크아웃이라는 공지를 걸어놓는 경우가 많죠.

저도 처음엔 믿기지 않았지만 몇 번 모임과 동호회 활동 중 이런 부류들 겪고 정말 학을뗐습니다.


그러면 왜 그들은 이곳에 오는가? 위에 언급했든 기존의 인간관계 즉 친구나 선후배, 직장 동료, 지인들로부터 모두 절연을 당했거나

적어도 술자리에서 만큼은 기피대상이 되었기 때문이죠. 본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고치는 사람도 있지만 술이란게 사람의 정신에 관여하는 물질이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죠. 이제 이들은 더 이상 받아주는데가 없으니 쉽게 접근가능한 이런곳을 맴도는겁니다.


실제 몇몇은 소위 블랙리스트라고 모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그런 사람들도 있더군요. 즉, 여기서 쫓겨서면 다른 곳을 전전하고 또 쫓겨나는

과정을 거치면서 소문이 나버린겁니다. 결국 이들은 그곳에서 조차 외면을 받고 완전히 외톨이가 되어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술만 마시면 누군가에서 공격을 가해야하는 습성은 그대로인데 그것을 받아줄 상대가 없으니 내면은 점차 우울과 울분으로 더 가득차게 되고

밖으로 나와 점차 타인들 주변에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집에서 혼자 마실때보다 더 심사가 뒤틀리고 맙니다.

혼자 마시면서 주변에 즐겁게 술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니 과거 자신을 기피하고 따돌리던 사람들이 떠오를테니까요.


그때부터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보는 주폭의 모습으로 변하는거죠.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찾아다니면서 시비걸고 깽판치고 난장피우기.

이들이 일반적인 알코올의존증 환자들과 다른점은 알콜중독은 기본적으로 알콜자체에 대한 집착 즉 음주행위가 우선이지만 이들 주폭은

음주가 아닌 관계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술을 마시지않고는 자신은 떳떳하게 드러낼수없으니 반복적으로 술의 힘을 빌려

타인에게 억압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시도를 하는거죠. 물론 알콜중독자들중의 상당수도 이들 주폭과 비슷한 행동양상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제는 이런자들에 대한 법도 점차 강화되어가는 추세고 예전에는 대충 점잖게 취객이나 술주정꾼 정도로 순화해서 썼지만 이제는

주폭이라는 폭력범죄자의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존재로 완전히 탈바꿈했죠.


사람들이 많은 대형업소에서는 이들이 다수의 시선 때문에 다소 위축되어 잘 나타나지않지만 소규모 업소 특히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작은 주점은

이들의 타겟내지는 만만한 먹잇감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행인건 예전과 달리 바뀐 음주문화로 인해 이들의 수가 예전보다는 줄어들거라는건데

그래도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한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렵다고 봐야겠죠.


그런 이유로 실제 제가 거주하는 대학가의 일부 주점들은 혼술고객을 받지않거나 중년이상의 성인을 받지않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업주들이 그런 주폭들에게 시달린 경험이 있다는 뜻이죠. 일종의 노키즈존처럼요. 물론 노키즈와는 달리 이건 정말 생존과 안전에 대한 문제지만.


아래 사촌동생들과의 자리에서 나온 얘기에서는 지금의 20대들중에서도 이런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있답니다. 과거 문화가 달랐을때는 이런 친구들도

공동체에서 적당히 어울리며 좋아하는 술먹고 인간관계를 쌓겠지만 지금은 그저 기피대상이 되어 멀쩡한 인간 취급을 못받는다더군요.

결국 비슷한 부류끼리 모여서 예전의 그 술꾼들처럼 행동한다던데 한가지 재미있는건 이들의 정도가 제가 겪었던 정도와는 비교도 안되게 얌전한다는 겁니다.

뭐 술자리에서 그정도가지고? 라는 의문이 나올 정도더군요. 이제는 일부 국가들처럼 아예 술취한 모습 자체를 보이는걸 실례나 민폐 정도로 여겨질 날도 올듯합니다.


그런 시대에 동참하지못하고 과거의 악습을 떨쳐내지 못한채 자기 성질대로만 사는 그런 친구들은 점차 모든 관계에서 단절된 채 고독하게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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