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7 08:53
지난 주말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일요일 마지막에 슬기가 한 '애기도 나같은 아이 되는거야?' 였던것 같아요. 아우 눈물이 왈칵... 슬기역의 김지영양은 연말 스브스 연기대상에서 상 하나 줘야 합니다. 아역상 같은거 말고 정식상으로요.
예고편에서 슬기가 엄마가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때 어떤 반응일까 궁금했는데 설마 저런 반응일줄은 몰랐네요.
드라마가 2주 남은 상태에서 오현수-이광모 커플은 거의 용도가 소진된것 아닌가 싶네요. 그러고 보니 서영희-이찬 커플은 한번도 안나왔던것 같은데..?
김준구가 '나 한번도 찌질하다는 소리 들어본적 없어' 라고 하는데 실소가 터졌습니다. 그냥 네가 재벌2세니까 그런거지, 뒷담화로는 엄청 들었을것 같은데? 당장 아버지(김용건)가 김준구 대하는 것도 '찌질'이라는 단어 대신 '모자란 놈'이라는 말을 막 하잖아요.
그리고, 김준구가 오은수에게 끌린 이유도 웃겼어요. 너무 전형적인 '나한테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잖아요..?
그래도 친구랑 운동하러 나가서는 다미 얘기 꺼내는 친구에게 화내면서 다미얘기는 꺼내지 말라고 하는 장면 보니 정신을 차리긴 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오현수도 마찬가지군요. 광모가 오현수에게 쩔쩔 메는 것중 하나가 광모가 사귀었던 다른 여자들과 달리 오현수는 알콩달콩한 커플이다가도 어느 순간에 틱틱 대면서 선을 긋죠.
임실댁과 김용림 사장님간에 나간다 어쩐다 하면서 얘기하는거 보면서, 임실댁이 참 궁시렁 거리는 연기를 잘하시는구나 생각했고, 저 많은 대사를 써준 김수현 할매도 역시 이름값은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예전에 임실댁이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시설 보내준다는 약속 하나 믿고 참는데, 사장님은 약속 안키져도 슬기아빠는 지킬거니까 슬기아빠만 믿고 가야지' 라는 투로 대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 약속을 빌미(?)로 5년간 임금동결은 좀 너무했네요. 대사들을 보면 임실댁 아주머니가 간간히 저렇게 스트라이크를 해서 임금인상이나 처우개선을 받아낸것 같던데...
그리고 처음에 얄미운 시누이로 나오던 김정난은 갑자기 개념으로 바뀌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김용림과 김정난 둘이 하는 대사 보면 만담입니다. 허허...
채린씨가 슬기를 때린걸 별거 아닌걸로 생각하는 것에서 경악을 많이 했는데, 예고편을 보니 그럴만한 가정사가 있었나 봅니다. 정태원처럼 맘 약한 사람이 그 일로 채린씨와 이혼결심을 물리게 되는 걸까요.
드라마 제목대로 오은수가 세번 결혼하는 쪽으로는 남은 회차나 드라마 분위기를 봐서 무리일것 같고... 오은수 자존심이나 시부모 반응으로는 김준구랑 다시 결혼하는 것도 무리... 예전 어느 기사에 '세결여 시청률이 안나오는건 제목으로 이미 결말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했었는데... 그 기사 쓴 기자는 뻘쭘할듯.
설마 김준구가 정신차리고 속죄하고 오은수가 용서하면서 다시 합치고, 분가를 한뒤에 슬기를 데리고 살게 되는 걸까요? 김준구 하는 짓거리 봐서는 자기 애와 슬기를 무의식적으로 차별하게 될것 같은데... (그리고 자기 합리화 하고...)
어제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여보님이 '여기 나오는 어른들은 다 슬기에게 상처만 준다' 라고 하시더군요. 생각해보니 외가집 식구들 빼면 다들 슬기에게 최소한 상처 한둘은 던진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슬기가 네살때 부모가 이혼해서 엄마랑 외가집에서 2~3년 살다가 엄마가 자기 데리러 온다는 약속을 하고 결혼을 해서 외조부모랑 살다가 친조모 압력으로 다시 아빠랑 살게 되었는데 새엄마가 때려서 다시 엄마한테 왔죠. 어린애가 축구공도 아니고 대체 뭐하는 짓들인지... 그나마 다행인건 서로 애 키우기 싫다고 떠민게 아니라 자기네가 키우겠다고 끌고 간거라는게... (...)
2014.03.17 09:30
2014.03.17 09:33
슬기양... 눈이 어찌나 촉촉한지..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거같아서 제 마음이 다 조마조마...
토요일은 안봐도 일요일 드라마를 좀 보게 되요..
이밤이 지나면 월요일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
2014.03.17 09:45
튜즈데이 / 김수현 할매가 사전에 대본을 많이 써놓는다고 하죠. '천일의 약속'은 촬영전에 절반을 이미 써놓은채로 시작했고, 인터넷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촬영 2~3주전에 대본이 나온다고 합니다. 50부작이었다고 32부작으로 줄면서 스토리를 수정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32부작에서 다시 40부작으로 늘어나면서 오현수-이광모 커플이 너무 일찍 용도가 소진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드라마 기획의도중에 '여자는 어머니이기 위해 한여자, 한사람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포기해야 하는 걸까?' 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 오은수가 '난 나랑 결혼할꺼야' 라고 끝내기엔 기획의도가 너무 거창...(....)
여름숲 / 어른들은 갈등이 있을때 그걸 다 보고 있는 아이들의 존재를 잊는데, 그걸 잘 포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다 보고 있고, 어른들 짐작을 뛰어넘는 상처를 받고 고민한다는걸...
2014.03.17 09:51
2014.03.17 10:08
김수현의 여자들 중 저 여자한테 왜 남자들이 목 매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허다해요. 딱 '나한테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죠.
하루키와 김수현의 접점도 있습니다. '그녀들은 나를 좋아해졌지만 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2014.03.17 10:39
2014.03.17 11:56
초반에 시청률이 안나왔쟎아요. 매번 10프로 아래였는데 시청률제조기란 작가의 작품이 이정도 수치면 이제 가는구나... 소리가 나오죠..
그래서그런지 시청자들한테 많이 언급되던 임실댁, 채린 대사량이 많아지고 채린이는 더 격해지고 아마 슬기 쌰다구 때리는 장면부터 시청률이 올랐던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정의의사도같이 변신의 움직임이 보이는 김정난 캐릭터도 초반엔 정말 얄미웠구요. 슬기한테도 꽤 떽떽대던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순간 슬기랑 알콩달콩....
방송작가는 정말 순발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김작가도 그렇구나 싶었어요.
근데 대본 수정되면서도 극의 종반부에 다다르면서도 매회 예고편이 있다는건 시청자로선 반갑네요. 이런게 김작가의 능력이죠.
슬기는 연기천재같아요. 보통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처럼 슬기도 인터뷰때보니 자기생각 잡혀있고 연기욕심이 많더군요.
임실댁은 월급얼마나 받을까요. 그 나이많은 사람을 온식구들이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부려먹는걸 보면 월400 이상을 줘야하지않을까 싶은데 임실댁 입이 매번 부어있는걸보면 절대 그런것같지않고요. 완전 염전노예랑 다른게 뭘까 싶을정도로 일 시켜먹네요.
세결여는 제목이 강력스포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분을 보니 그냥 함축적인 의미였나 싶기도하고.
사실 그 4명이 찢어지든 다시붙든 관심은 없어요. 어쩜 그리 4명다 정이 안가는 캐릭터인지.
보통은 막장드라마라고 욕하면서 봤던건 있어도 세결여처럼 캐릭터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는 귀한듯.
참 재밌게 봤었는데 딱 4회남아서 아쉽네요.
2014.03.17 14:39
2014.03.17 14:44
제가 8회까지 브이오디로 확인한 바로는 은수가 슬기아빠에게 애 보낼 때 걱정되는 마음에 김정난을 불러서 따로 부탁했더군요. 그때 슬기 수호천사 임명장 기쁘게 받아든 것 같았어요. 그래도 형님 가끔 잘해주셨다고, 가끔 내편도 들고, 악세사리나 가방 넘겨주기도 하고,집안일로 정신없을 때 애 기저귀 갈아주고 밥 먹여주기도 했고.. 그 부분에서 김정난이 마음이 많이 녹았을 것 같아요. 엄마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니 편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고 엄마에게 말하는 대사도 있더군요 ㅋ
채린이도 초반의 조신한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대사를 들어보니 제가 아는 그 채린 맞네요 뭘.
채린이네 가정폭력의 역사가 드러날 조짐이로군요.
스토리가 중반부 이후부터 많이 수정된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진격의 채린씨로 변한 한채린이나.. (손여은은 인터뷰 때 출연초반엔 기존의 이미지대로 연기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캐릭터가 바뀌었다고 그랬죠..) 어느새 엄마한테 입바른 소리를 얄밉게 하는 김정난 캐릭터가 특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