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를 보고, 페티시즘에 관한 잡담

2014.04.11 01:07

두아 조회 수:3601


발레가 귀족들의 포르노였다는 말을, 밀회를 보며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겐 밀회가 페티시즘의 총 집합체(...)라고 느껴질 만큼 수 많은 페티시즘을 자극하는데, 밀회는 그것을 무척 은밀하고도 능청스럽게 표현해요. 

쥐덫 끈끈이 장면에서의 발은 노골적이긴 했지만 그래서 더 귀여웠고,

문 앞에 김희애를 세워놓고 걸레질 하는 유아인의 뒷태, 가까이 가면 페로몬을 퐝퐝 풍길 듯한 유아인의 젖은 티셔츠, 피아노 치는 손, 단정하게 묶어 올린 포니테일.

그 중에서도 저는 피아노를 치며 길게 뻗는 손가락들이 나올때마다 무척 설레요..

얼마 전 지인과 페티쉬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제가 손 페티쉬가 있다는 말을 했더니 대부분 여자들은 어느 정도의 손 페티쉬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본인의 전 여자친구는 자기 손을 너무 좋아해서 볼 때마다 물고 빨고, 잘 때는 손을 끌어안고 자기도 했다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기에 움찔 했습니다. 정말 여자들은 남자 손에 어느정도의 페티쉬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문득 궁금했던 건 유아인의 손 대역이 있을까 하는 거였어요. 다른 장면에서 보면 손가락이 길쭉하고 마디가 적당히 굵은, 제 기준에서 남자들의 예쁜 손은 아니더라구요.

어느 정도 살집도 있고, 어린아이의 손 같달까. 근데 그래서 오히려 이선재라는 캐릭터의 덜 여문듯한 싯푸른 청춘이 잘 표현되기도 해요.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밀회는 제게 괴물 같은 드라마라는 인상을 심어줬어요.

다른 드라마에서라면 으레 소모되고 말았을 조연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살아있고, 대사도 살아있죠. 

특히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이렇게 섬세한 결들을 어떻게 다 살려낼까 하며 압도 당할 때도 있구요.

안판석 감독님의 다른 작품을 한 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7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353
126224 [게임바낭] 저엉말 오랜만에 적어 보는 게임 몇 개 잡담입니다 [4] update 로이배티 2024.05.17 154
126223 90년대 fps catgotmy 2024.05.16 68
126222 프레임드 #797 [2] Lunagazer 2024.05.16 40
126221 (수정) '꿈처럼 영원할 우리의 시절', [로봇 드림]을 영화관에서 두번 보았어요. [5] update jeremy 2024.05.16 155
126220 비트코인이 망할 것 같습니다 [22] update catgotmy 2024.05.16 614
126219 [넷플] 도쿄 MER 7화 보다 접으면서.. [6] update 가라 2024.05.16 171
126218 [넷플릭스바낭] 나름 신작 & 화제작 & 흥행작이네요. '프레디의 피자가게'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5.16 254
126217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아담 드라이버 - 메갈로폴리스 티저 예고편 [3] update 상수 2024.05.15 215
126216 삼식이 삼촌을 5화까지 다 봤는데 <유스포> [3] 라인하르트012 2024.05.15 437
126215 프레임드 #796 [4] Lunagazer 2024.05.15 55
126214 술과 모임, 허세 catgotmy 2024.05.15 139
126213 몬스터버스에서의 인간의 기술력 [3] update 돌도끼 2024.05.15 167
126212 [왓챠바낭] 짧게 쓰기 도전! J-스릴러의 전형, '유리고코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5.15 183
126211 프레임드 #795 [2] Lunagazer 2024.05.14 48
126210 그린데이 Dookie(1994) catgotmy 2024.05.14 100
126209 에스파 선공개곡 Supernova 뮤직비디오 상수 2024.05.14 146
126208 매콤이라 쓰고 핫이라고 해야한다, 신기루를 인터넷에 구현하려는 노력들(오픈 AI), 상수 2024.05.14 161
126207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5.14 448
126206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줄거리 요약 짤 (스포) 스누피커피 2024.05.14 266
126205 (정보) CGV아트하우스 [에릭 로메르 감독전]을 하네요 [4] jeremy 2024.05.13 21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