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서 교수의 부인이면 어떨까요.
기존 오혜원의 세계에 속한 사람들 중에서요.

사랑은 이해를 바랄 수도, 또 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완벽해 보이는 삶을 살던 그녀의 무모한 사랑을 이해하거나 지지해 줄 사람은 없으리라 봅니다.
모든 이들이 비난하겠죠. 약점으로만 여기거나. 그 사랑이 얼마나 진실한지는 (당연히) 고려하지 않을테고.


사무실에서 혜원이 스트레스가 심해 보이자 한성숙 비서인 친구가 말하죠.
"(조인서 부인) 지수 나오래서 한잔 할까?"

"됐어. 지수같은 애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 "

그 친구들 식사 모임에서도 지나간 스무살 시절에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 흘리는 게 지수 앞에서였어요. 극 중에서 조인서교수네 부부는 학창시절부터 빈 강의실에서 스킨십했던 해프닝이 농담거리로 남았고, 지금도 간접키스라며 컵 입 댄 자리에 일부러 맞춰 와인 마시는 닭살 잉꼬부부 설정인데요.
사랑을 믿는 사람이, 새로이 사랑에 눈 뜨게 된 친구에게 약간의 위로라도 해 준다면, 세상에 버림받은 것 같던 혜원에게 큰 위안이 될 거에요. 그렇게 해 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

서영우가 혜원에게 얘기했었죠.
"인생 단 한 번 뿐인데. 나도 제대로 된 사랑 해보고 싶지. 너 정말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어? 어쩌다 하나 걸리면 행여나 차일까 수표부터 쳐바르는 내 심정, 알기나 해?"

다들 얘기해요. 내 심정, 내 마음 누가 알겠느냐고. 애초에 불가능한 것인데도요. 안 되는 걸 두고 왜 안 되냐고 외로워하죠.

별 고민 없이 맘 편히 집에서 살림이나 하는 친구 지수도 사랑 하나를 위해 개인적인 야망이나 사회적 성공을 포기한 건 아니었을까, 지키라고 있는 윤리 도덕 홀랑 무시하고 되는대로 사는 서영우도 진짜 사랑 한 번 해보고 싶은 그 마음의 발버둥뿐이었구나..

이해되지 않던 것들을 이해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던 어느 시인의 말이었던가요. 사랑에 눈 뜨면서, 삶을 조금씩 이해해 갈 혜원이 사랑스러워요. 바보 같고.


거품목욕하며 늙은 몸을 직시하는 장면, 옥상에서 컵라면 정말 맛있게 먹는 장면, 좋았습니다.


폰으로 쓰니 뭐가 어떤지 엉망이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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