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8 20:12
하루 종일 뉴스에 나오는 반복되는 내용의 이야기와, 이미지들...
보고 있자니, 정말이지 정신이 멍해지면서, 제가 물이 가득 찬 밀실에 혼자 남겨져 차가운 물살에 죽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정말 피해자 가족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까 싶고, 더 걱정은, 살아남은 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싶어요.
이런 말을 해서 죄스럽지만, 솔직히 이젠 이 이야기는 그만 듣고 싶어요. 너무 괴로워요.
그래서 최근 TV도 의식적으로 잘 안 켜려고 합니다. 포탈 사이트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고요.
진짜 제 몸이 어떨 땐 싸늘해지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되더군요.
지금까지 구조가 안 된 학생들은 거의 희망이 없다고 봐야겠지요?
만약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더 끔찍할 것 같아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네요.
2014.04.18 20:36
2014.04.18 21:40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419011005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작년 사설 해병대 캠프 운영업체가 여전히 중고교 수학여행 상품을 팔고 있다고 하는데요.
2014.04.18 23:26
인터넷에도 TV에도 버스탄 라디오에서도 그 얘기가 나오고 아무런 (사적인) 관련없는 저조차도 내내 피말리는 기분이고.. (그래서 보도를 하지말라거나 그런 뜻은 아니에요. 남의 일이다 제쳐두고 저는 아무 영향 안 받는 일상을 살고 싶단 뜻은 아니랍니다.) 거의 반자동으로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일까요, 특히 오늘 구조된 교감선생님이 자살한 이야기 듣고 나서부터 더 그렇네요. 딱 저희 엄마 연배신데, 저희 엄마도 교직에 계시고 몇 년 전에 제주도 수학여행에 학생들과 같이 다녀오신 일도 있었거든요. 그 분이나 그 분 가족들, 그리고 지금 희생되거나 실종된 분들 가족들 심경 생각하니 진짜 몸도 축축 늘어지고 기분도 우울해요, 몇 년 전에 우울증에 걸렸을 때 길에 쌩쌩 달리는 차소리가 무서워서 덜덜 떨고 그랬는데 오늘은 컨디션도 안 좋아서 그런지 몇 년 만에 그 기분 오랜만에 들더군요. 아래 현자님이 전국민이 우울증 걸리겠다고 말하셨는데, 약간 그런 느낌도 들어요. 이게 하루만에 끝난 사고였어도 후유증이 컸을 텐데, 며칠동안 초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으니.. 정말 아무 상관없는 제가 이런 기분인데 가족들은 어떨지 참담하네요.
2014.04.18 23:39
2014.04.19 00:54
2014.04.19 10:12
이런 국가적 큰 불행을 겪으면 당사자뿐 아니라 전국민이 함께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저는 몸도 안 좋아지고 일도 집중 못하고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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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직장에서도 카페에서도 심지어 집에서도 모두들 그 뉴스만 보네요.
아.. 그래서 화가 납니다.
며칠간 참사 보도에 푹 빠져서 울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리고요?
우리는 왜 그렇게 빨리 잊어버릴까요. 가깝게는 올해 경주 리조트, 그리고 '참사'들이 연례행사마냥 터져서 이젠 이름도 기억을 못 하는 수많은 사건들.
서해페리호가 침몰한 때가 100년 전도 아니고 200년 전도 아니고 고작 20년 전이잖아요.
매번 모두들 자신의 일인냥 아파하고 공분하고 울고.,
그러곤 끝이에요. 이 짓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는지.
이젠 진짜 화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