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1 00:38
오늘 포털에서 윤일병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 내용은 너무나 끔찍해서, 차마 긁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쪼록 그들이 살인죄로 꼭 기소가 되서 사회와 영원히 격리되길 바랍니다.
벌써 6년전이네요. 동기 4명과 같이 자대로 들어왔습니다.
그 중에 한명 유난히 뚱뚱한 녀석이 있었는데, 가장 힘들다는 유류를 관리하는 보직을 맡게되었어요.
그게 일자체도 힘든- 40kg가 넘는 드럼통도 굴려야되서 꽤 군기가 빡센 분대로 들어갔고.
분대장이 악명이 높았어요. 일은 워낙 잘해서 간부들한테도 인정 받았죠. 머리가 좋은지, 애들 갈구는걸 들키지도 않았죠.
때린다는 소문이 무성했어요. 동기지만 만날 일이 거의 없어 확인할 길도, 안다고 해도 이등병인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요.
그 녀석은 지금 국립묘지에 누워있습니다. 일병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 3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국가유공자 지정에도 끊임없이 잡읍이 있었습니다. 다만.. 간부 한분의 끈기와 노력으로 인해 지정 될 수 있었지요. 인사담당관님,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병의 원인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이 좀더 편한 보직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군생활을 했었더라면, 병이 그 지경까지 안되지 않았을까?
나라도 마음의 편지라도 적어야 하지 않았을까? 나 혼자 편하자고 진실을 외면한건 아닐까?
오늘 윤일병 사건을 알게 되면서 또 한번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맞고 있을때, 아니 맞기 전 그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을때 단 한명, 단 한명이라도 누군가가 나섰더라면,
대단한거 아니고, 그냥 쪽지 하나라도 적어서 통에 넣었더라면.
윤일병은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많은 생각이 듭니다. 더이상 비겁하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요. 나라는 존재가 대단한건 아니지만, 내가 두눈으로 본것은 더이상 그냥 지나칠 수많은 없을것 같습니다.
사람을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으니까요
2014.08.01 00:42
2014.08.01 00:47
정말 그렇네요. 그래도 이 사건은 진실이 알려져서 그나마 다행이군요..
2014.08.01 00:46
근데 군대 안에서 정당하게 산다는 거. 말 자체가 아귀가 안 맞았어요. 워낙 부패한 곳이고 워낙 견고한 곳이고 까딱 잘못하면 똥물 뒤집어 쓰는 곳이라, 정의롭게 사는 건 커녕 하 제발 나에게 똥물 하나라도 덜 튀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그불행을 간신히 버티는 곳이라서.. 그리고 말했듯이 워낙 베베 꼬이고 지저분한 집단이라 좋은 의도로 하는 일이 오히려 더 안 좋게 변하기도 하고.. 뭐 여튼 정말 엿같은 집단인데 그곳에서 2년 동안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되어가는 애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건강할 리가 없다는 ... 에효.
2014.08.01 00:53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메뉴얼대로 열심히 일하는 간부가 오히려 왕따를 당했죠. 대충하면 되는데, 자기 할일이 더 늘어 난다는 이유로요.
군대가 사회를 닮는건지 사회가 군대를 닮는건지...
2014.08.01 00:56
딴지는 아니고.. '군대 안에서'를 '이 사회 안에서'라고 바꿔도...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인지는 몰라도.. 에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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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은 이미 어떤 분이 바로 밑에 긁어놓으셨네요.
제게 폭행내역만큼 끔찍한 건 사람이 죽어도 가해자들이 협박과 입막음으로 대충 넘어갈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그렇게 될 뻔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과 상통하는 면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