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굴짬뽕 글을 보고 저의 정복기를 자랑해야겠다는 마음에 끄적여봐요.

 

누구나 안 먹는 음식이 한 가지쯤 있잖아요

전 어렸을때부터 편식이 심해서 과장해 말하면 김계란김치밖에 안 먹었었어요.

피자를 먹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지금 전 피자여신),

감자탕에 입문한 건 중학교(지금은 사랑니 갓 뽑은 친구에게도 뼈해장국 먹으러가자고 하는 나쁜냔이에요 전)

회에 입문한 건 고 3, 기막히게 맛있는 참치초밥과 조우하면서(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안주가 참치회)

이런 식으로 야금야금 못 먹던 것들을 정복하기 시작해 지금은 어딜 가도 잘 먹는다 소릴 듣지만,

끝내 정복할 수 없었던 건 두부와 굴.

 

두부 안 먹는 사람은 여태껏 저밖에 못 봤는데, 먹으려고 늘 시도는 해봐도 도저히 맛을 모르겠는거예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된장찌개 안에 든 두부가 먹을 만하다고 느껴집니다. 잔뜩 으깨서 밥이랑 비벼먹으면 뭐,

두분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고요. 일단 몸에 좋다니까, 먹을 만하면 가급적 먹어두자, 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제 끓인 된장찌개에는 두부 반 모를 넣어봤어요. 으깨서 비벼 먹고 있는데 그리 맛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먹어집니다. 장족의 발전이죠. 근데 아직까지 순두부나 두부김치는 못먹겠어요-_;;;;;

 

그리고 굴. 엄마가 굴을 좋아하셔서, 김치 담글 때 생굴을 잔뜩 넣어 담는 걸 좋아하셨는데, 굴냄새가 배기만 해도

질색하는 저 때문에 굴김치와 그냥 김치를 나눠 담으셨었죠. 대체 저 비린 걸 뭐가 좋다고 먹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익힌 굴도 안 먹었었는데, 대학시절 인근에서 제일 맛있다는 굴짬뽕을 교수님이 사주시는거예요.

교수님 앞에서 음식투정부릴 순 없으니 그냥 먹었는데, 익힌 굴은 굴 특유의 비린맛이 별로 세지 않더군요.

그래서 익힌 굴까지 정복하고 생굴은 나와 평생 인연이 없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주말에 보쌈먹다가, 보쌈김치에 서비스로 얹어나온 생굴을 무심코 집어봤어요. 요즘 익힌 굴을 자주 먹었어서

도전할 용기가 생겼달까. ...어, 먹을만 한거예요. 그정도가 아니라 맛있네 이거?  결국 야금야금 서비스 굴을

다 먹고 한 접시를 추가로 시켜 그것까지 싹 먹어치웁니다. 어어...이거 술안주로 괜찮잖아....<-

 

생굴을 정복했다며, 동네방네 자랑하다가 내친김에 주말에 굴 먹으러 바다 가기로 했어요.

저에게는 설화 속 음식이나 진배없던 석화라는 거슬....아아 오묘한 식성의 세계-_;;;

이제 제가 못 먹는건 순두부 두부김치 생마늘 돼지껍데기, 삼합 뭐 요 정도ㅎㅎㅎ

여러분도 성인이 돼서 정복한 음식이 있으신가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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