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고집쟁이여서 괴로웠던 사례...

2010.11.16 18:41

DH 조회 수:2060

회사 일 하다보면 상사와 생각이 다를 때가 있지요. 대개는 그냥 상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편합니다만, 도저히 그러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조심스레 의견을 내보는데, 상사가 고집이 세면 여기서부터 비극이죠. 죽어도 자기 뜻대로 되야한다고 우기면서, 그것도 직접 하는게 아니라 저에게 그걸 관철시켜내라고 강요하면 참 괴롭습니다. 저도 동의하지 않는 걸 남에게 강요해야 하니까요. 제가 당했던 사례를 약간 각색을 거쳐 두 개만 언급하자면...

 

한 인터넷 백과사전에 제가 다녔던 회사 이름이 나왔습니다. 대한민국(주) 라고요. 문제는 저희는 저희 회사를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라고 표현한다는 거지요. 사실 주식회사라는 건 회사형태를 나타내는 말이고 핵심은 대한민국이니 주식회사라는 표현이 앞에 오나 뒤에 오나 전혀 상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만, 이 상사는 달랐어요. 절대로 (주)대한민국이라고 표시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거였죠. 그것도 직접도 아니고 회사의 온라인 담당부서를 닥달했습니다. 당장 백과사전 업체를 조져서 수정하게 하라고요. 온라인 부서 담당자는 "그걸 왜 바꿔야 하냐?"고 이해를 못하고, 저도 꼭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담당자를 쫘야하니 참 괴롭더군요. 하이라이트는... 백과사전 업체에서는 상관없지 않냐고 버텼어요. 의미가 똑같고, 그것때문에 회사를 혼동할 여지도 없지 않냐고요. 그러자 상사 왈 "웃기네. 이렇게 전해. 니네회사 이름이 '삼성'인데 우리가 '성삼'이라고 하면 좋냐고. 이거랑 똑같잖아." 저... 안똑같은 거 같은데.. ㅠㅠ 그건 울 회사 이름을 국민한대(주)라고 해놨을 때나 쓸 비유 아닌가요.. ㅠㅠ

 

또 다른 사례. 회사에 작은 체육팀이 있었는데, 신인 선수와의 계약서를 상사가 봤습니다(검토해야할 위치에 있었어요). 계약금이 있었는데 상사 왈 "계약금? 근데 만약 이 선수가 더럽게 못하거나 부상당해서 급은퇴해버리면 이 돈은 토하나? 안토한다고? 그딴 계약이 어딨어!! 좋은 성적 못올리거나 너무 빨리 은퇴하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거니까 계약금 뱉어야지!! 토하는 걸로 수정해!!" 나름 스포츠에 관심 많았던 저는 "저.. 그건 그냥 사이닝 보너스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계약서에 서명한 것 자체로 의무는 다했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매년 이른바 먹튀 논란도 있고..." 라고 했으나 천하의 무식한 놈 취급받고 또 제 의사와 전혀 다른 의견을 전달해야 했어요.

 

아까 듀게에 상사 관련 글 올라온 게 생각나서.. 퇴근길에 흔적 남기고 퇴근합니다.. ㅎㅎ 오늘도 즐겁게 마무리들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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