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는 길에 잠깐 앉아 씁니다. 저격글인지 뭔진 모르겠네요. 보는 사람이 판단하겠죠.


 듀나님은 바보가 아니예요. 이 게시판을 보면서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주로 오는지 잘 알고 주로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 큰 목소리를 내는지 잘 알고 그런 사람들끼리 부딪칠 때 아무런 완충재가 없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도는 충분히 예측할 능력이 있습니다. 몇 년이나 봐오며 데이터가 쌓였으니까요. 본인이 하기 싫었다면 대신 관리자 노릇 할 사람을 구하거나 게시판에서 듀나라는 이름을 빼버리거나 아니면 사이트를 없애버릴 수도 있었는데 그냥 안하는거죠. 듀나님이 다시 와서 관리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하기 싫어서 갈 거면 최소한의 인수인계는 해야 하는데 그 약간의 조치조차도 안 하고 간 걸 뭐라고 하는 겁니다. 셋 중 하나죠 이건. 앞일이 예측 안되는 바보거나, 악의가 있거나, 무심한 거죠.


 듀나님에게 호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인간이 싸이코라서 이 게시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그걸 구경하기 위해 이 게시판 관리를 포기한 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할 수 있을겁니다. 다만  듀나님에게 호감이 있는 사람들은 듀나님이 그동안 쓴 글들에서 추측되는 태도로 듀나님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을 뿐이겠죠. 듀나님이 바보가 아니고 악의가 없다고 치면, 무심한 거죠.


 휴.

 

 뭐 저도 돈을 벌기 위한 약간의 수고조차도 하기 싫다고 짜증내곤 하니 듀나님이 하기 싫다고 하는 거까지는 이해가 가요. 그런데 듀나님이 싫으시면 안 해도 된다고, 그동안 노력하셨으니 됐다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좀 아닌 거 같아요. 꼰대처럼 말해 볼까요? 이 세상은 엿같습니다. 이 세상엔 일어나기 싫은 시간에 일어나 가기 싫은 곳에 가서 하루종일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얼굴을 보며 하루종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천지삐까리예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퇴근 후에 소요 없는 게시판에 와서 쉬고 싶어하죠. 듀나님에게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살란 게 아니라 정 하기 싫으면 자신이 해놓은 일에 대해 약간의 조치를 취하라는 건데 그게 귀찮으면 뭐 할말이 없네요.


 그리고 자꾸 회원들이 민주적인 운영을 요구해서 방향을 튼 거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 게시판 대부분의 사람은 듀나님의 브랜드를 보고 온 거예요. 듀나님이 듀나님의 기준으로 사이트를 운영해 주길 바라는 게 대다수죠. 어디든 반대표는 있고 종종 그 반대하는 사람들은 길 한복판에서 호루라기를 크게 불어댑니다. 그러면 반대하는 사람의 수가 실제보다 많아 보이기는 하죠. 한데 듀나님이 그걸 판별할 능력이 없다고 여기진 않습니다. 듀나님이 아무것도 안 하는 걸 옹호하는 회원들은 '듀나님이 회원들이 민주적 운영을 요구해서 그랬다'라는 이유를 드셨다는데 정말 그런 말을 했다면, 그건 그냥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호루라기를 크게 불어대는 사람들을 핑계 삼고 이용하는 걸로밖엔 안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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