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사랑한다

2015.12.19 08:16

underground 조회 수:2027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있었죠. 


별로 열심히 보진 않았지만 '제목이 저게 뭐야' 하고 신기해 했었어요. 


뭔가 좀 뻔뻔하다는 느낌도 들었죠. 미안하다면 그만둬야지 왜 사랑한다는 거야 하고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이거밖에 없네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거밖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안하다, 사랑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못했다가 되려나요.


한 해가 다 가고 맡았던 일들이 끝나가니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 오해가 생긴 것 같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올라 마음이 힘들더군요. 


결국 꼭두새벽에 일어나 그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써보냈어요. 


미안하다고, 잘해주고 싶었는데 제대로 못했다고.  


뭐 그런다고 해소가 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마음은 조금 편해지더군요. 


Hard to Say I'm Sorry 라는 노래도 있었죠. 


어릴 때는 몰랐어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게 뭐 그리 힘든지. 


나이가 들수록 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힘들어지네요. 


내가 열심히 했다고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닌데 


내가 열심히 한 방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합한 방식이라는 보장도 없는데 


나름 열심히 했다고 변명해 보지만 정말 열심히 했나 돌아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결국은 미안한 마음뿐이네요. 


어쩌겠어요.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외칠 수밖에.  


듀게분들께도 한 해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한 말씀 드려야겠어요. 


이 말로 한 해의 모든 잘못을 땜질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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