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다는 푸념

2016.01.03 21:52

모나리자 조회 수:2698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래서 20대 초중반부터 친구들에게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지요.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저는 여전히 독신입니다.

그 사이 결혼하고 싶었던 상대가 두 명이 있었지만 잘 안 됐고

이 사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저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런 애매한 시기를 보냈어요.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랑은 줄고 욕망은 늘어나는 것이 보이더군요.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것이 어려워요.

경험이 쌓이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상대의 많은 것이 보이고, 그래서 더 몰입이 안 됩니다.


이 사람하고 연애하면 이런 게 잘 맞을 거고 저런 걸로 싸울 거고... 부터 시작해서

가정 형편, 그 사람의 부모님이나 친구들, 돈 씀씀이, 그로 인해 영향 받을 내 삶까지

누군가에게 깊이 빠지기 전에 이미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며 소망이 있다면

새해엔 저에게 진심이라는 게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작년보다 더 숙성된 사람이 아닌,

작년보다 더 날 것 냄새 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듀게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생생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4
126187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3
126186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796
126185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4
126184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1
126183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19
126182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5
126181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0
126180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6
126179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4
126178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79
126177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3
126176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78
126175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78
126174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2
126173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92
126172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4
126171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5
126170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6
126169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3
126168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