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3 21:52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래서 20대 초중반부터 친구들에게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지요.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저는 여전히 독신입니다.
그 사이 결혼하고 싶었던 상대가 두 명이 있었지만 잘 안 됐고
이 사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저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런 애매한 시기를 보냈어요.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랑은 줄고 욕망은 늘어나는 것이 보이더군요.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것이 어려워요.
경험이 쌓이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상대의 많은 것이 보이고, 그래서 더 몰입이 안 됩니다.
이 사람하고 연애하면 이런 게 잘 맞을 거고 저런 걸로 싸울 거고... 부터 시작해서
가정 형편, 그 사람의 부모님이나 친구들, 돈 씀씀이, 그로 인해 영향 받을 내 삶까지
누군가에게 깊이 빠지기 전에 이미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며 소망이 있다면
새해엔 저에게 진심이라는 게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작년보다 더 숙성된 사람이 아닌,
작년보다 더 날 것 냄새 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듀게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생생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2016.01.03 22:06
2016.01.03 22:20
오늘 여자친구들과 몇 시간 떠든 얘기와 비슷하네요. 이제 나이도 들고, 만날 기회는 없는데, 더 까다로워지고,,,
그래도 우리 노력해보자,, 뭐 이러면서 헤어졌는데 사실 결혼을 하고 싶어라는건 전 아닌데 뭔가 만나는 봐야겠어라는 생각을
아주 오랜만에~해봤습니다. 솔직히 귀찮고 스트레스받았거든요. 소개팅에 나가서 낯선 사람과 어색한 시간을 보내는 고역을 해야 하나싶고.
(음,,,,그리고 소개팅도 딱 끊겼습니다. )
그러나 할 수 있는한 이성을 만날 기회들을 용기를 내서 좀 만들어볼 작정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끈기없는 두 가지. 운동과 남자.
"모나리자"님도 일단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다 만나보셨으면 좋겠어요.
2016.01.03 22:31
올해는 꼭 좋은 사람 만나시길..이건 사실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정말 나이를 더 먹게 되니 욕심도 사라지고..그저 나 사랑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란 생각이^^ 하하 행복하세요~~
2016.01.03 23:17
순수하지 않은게 어때서요?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감정 혹은 이념 한가지에 집중하고 다른 것을 다 무시하라는 얘기가 저는 더 순수하지 않게 들립니다. ^^
2016.01.03 23:19
순수하다 아니다보다는 .... 대학생들처럼 풋풋하게 만나는 것은 이미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불가능하겠죠..ㅎㅎ
2016.01.04 00:23
마지막 바램 쓰신 것에 삐딱하게도, 지금와서 대체 어떻게? 라고 생각했어요. 글쓴님께 하는 얘기는 아니고 저를 대입해서 생각하다 나온 소리이니 노여워 마셔요. 가장 가능성있는 길은 나를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사람이 딱 나타나는게 아닐까요. 아, 생각만해도 흐뭇해라.
2016.01.04 08:04
그래서 철없을 때가, 풋풋하다느니 무서움을 모르는 나이라느니 하지요. 무얼 모를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아는 게 많아질수록 어려움도 더 많아진다는 게 '아이러니'.
모나리자님도 올 한해 생생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