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사람 만나기 2

2016.02.03 03:56

김감자 조회 수:2242

몇주전에 들떠서 연락처를 물어봐야겠다고 글을 올린 후에 몇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글을 올린날 쪽지로 연락처를 물어보고 

다음날 연락처가 적힌 답장이 왔습니다.

일주일 정도 후에 전화기를 만들고 전화통화를 하고 친해졌습니다.

왜냐면 갖고 싶은 전화기가 단종된거여서

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전화기를 만들때 아예 무제한 통화가 가능한 요금으로 해서

얼마든지 전화를 할 수가 있죠!


근 일년반을 칩거하다시피 전화기도 없이 살았어서

사실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고 

좀 망설이다가 아파트 복도로 나가 그냥 걸었습니다.

오후 세시쯤이었고, 다행히 받더라구요.


제가 인사를 하고 서로 웃었습니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걸었는지 안거죠.

그분의 목소리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얘기했습니다.

저는 목소리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분의 목소리가, 짐작되는 성격과는 다르더라구요.

굉장히 친절하고 사랑스럽다고 해야하나.

짐작되는 성격은 쌀쌀 맞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통화를 하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그 후로 몇번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두명 이상 모인 사람들과는 얘기를 거의, 전혀 못합니다.
보통은 듣기만 하죠.
하지만 한명하고는 정말 얘기를 잘합니다.
처음 본 사람이라도요.
낯을 안가리고 가식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통화를 하면 보통 한시간 가량 하는데
며칠전에는 세시간을 통화를 했어요.
배터리가 거의 닳던 즈음에 통화를 마쳤습니다.
짐작대로 많은 부분이 비슷했어요.
제가 끌린 이유거든요. 너무 나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제가 서로 비슷하다고 얘기하자,
알아갈수록 다른 점을 볼거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답은 좀 슬프게 들렸어요.
왠지, 너는 비슷한 점에 끌렸지만 곧 너와는 다른 나의 모습을 보고 멀어지겠지, 
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서요.
그녀는 친구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뭐라고 딱히 얘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알 수 없으니까요, 앞일은.
다른 점이 있어야, 더 좋은거 아닌가요.
구십프로의 진실을 함유한 거짓말처럼요.
누군들 달콤한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흐흐, 지나치게 긍정적인가.

따듯한 날이 오면 보기로 한 계획은 조금 구체적이 되어
삼월말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춥겠지만 걷기에 좋은 날이겠죠.
걱정은 그때가지 머리가 정돈하기 좋을 정도로 길었으면 좋겠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앞머리 따로 뒷머리 따로 묶어서
이마 위에 까만 새싹이 돋아있어요.
삐져나온 옆머리들은 꼬불거리고.
동생이 동학농민군 같다고 합니다.

몹시 춥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네요. 
방안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렸어요.
벌써 이월이라니.
그렇게 다시, 봄?
흐.

아, 지금은 그냥 누나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알지만 이름으로 부른 적은 없어요.
이름보다는 다른 호칭으로 부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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