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31
1.한 사장을 바라보다가 물었어요. '이봐 사장님은 살아오면서 주인공이 아니었던 적이 있어? 속한 집단 내에서 말야.'
사장은 몇 초 정도 생각하다가 '그러고보니 없었던 것 같아.'라고 말했어요. '그럴 것 같아서 물어봤어.'라고 말하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어요. 사장이 왜 한숨을 쉬느냐고 물어서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어요.
'내가 사장님의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으면 지금쯤 천억은 있을 거야.'라고 대답하자 사장은 '아니, 지금보다 더 없을걸.'이라고 했어요. 듣고 보니 그럴 것 같기도 했어요. 돈 벌 궁리를 해야 할 시간에 연애권력이라고 불리는 권력을 투사하러 다녔을 수도 있으니까요.
2.'왜 이렇게 권력이라는 단어를 쿨타임도 없이 남발하는거지?'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제 눈엔 권력이라는 게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것처럼 보여서요.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권력을 가지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거든요. 어쩌면 유일하게 중요한 일이거나.
한데 권력에 목말라하는 어떤 녀석들은 권력을 가진 기분을 느껴보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것을 시도해요. 정의로움이나 도덕에 대한 말을 너무 많이, 너무 큰 소리로 해대는 거죠. 그러다가 점점 자신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모든 것들을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매도해대기 시작해요. 그딴 녀석들이 마치 스미스 요원처럼 자기 편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면 신경질이 나요. 정확히는, 보려고 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스멀거리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것 같은 그 느낌이 싫어요.
3.이전에 교전지역과 교전 매뉴얼에 대해 쓴 것처럼, 세상살이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전쟁터에 가서 더 유리해질 수 있는 교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물론 돈이나 매력 같은 범용성 높은 권력을 타고나지 못하면 자신이 잘 싸울 수 있는 교전지역을 찾아내기 힘들지만 인생은 그것을 찾아내거나 죽거나의 문제잖아요.
4.휴.
5.5번 항목까지 쓰고 싶은데 쓸 말이 없네요.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자살하려는 사람을 말리곤 해요. 미래가 많이 남아있는데 아깝지 않냐는 소리를 하죠. 하지만 나이를 먹고 자살하는 게 손해인 거예요. 어차피 할 자살이라면 빨리 하면 할수록 좋은거거든요. 언젠가 말했듯이 인생은 주식과 같아서 손절을 할 거라면 빨리 하는 게 이익이예요. 문제는 이 사실을 깨달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면, 그냥 오기로라도 이 종목을 홀딩해 보자고 독하게 마음을 먹은 후죠.
마치 캔버스처럼요. 초반에 그림을 망치면 캔버스를 버려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는, 초보자는 이 그림이 망쳐진 그림인지 아닌지도 모른다는 거죠. 이 그림이 망친 그림이라는 걸 알 정도로 구력이 쌓였다면 지금까지 그렸던 게 아깝고 열받아서라도 포스터칼라든 유화 물감이든 아크릴이든 모든 재료를 동원해서 캔버스를 마구 덧칠해가며 어떻게든 이 캔버스에 그나마 괜찮은 그림을 그려 보자는 마음을 먹게 돼요. 다른 캔버스 같은 건 없거든요. 내게 캔버스라곤 오직 이거 하나뿐인 거예요. 그 시기가 되면 '좋은 그림'에 방점이 찍히는 게 아니라 '이 캔버스에'에 방점이 찍히는 거겠죠.
말 놓는 사이면서 왜 사장님이라 그러세요.
나도 내시간에 주인공 아닌 적이 없는데 요모양 요꼴이니 숙명인가.
집단의 엘리트로 살아지는건 다 그런식으로 인생이 진행되죠 우병우 처럼
(집단 외는 엘리트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네요)
사는게 다 그런식으로 진행되는거니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