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물통 갈기와 페미니스트

2016.07.25 15:20

좋은사람 조회 수:1368

정수기 물통을 번쩍 들어서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리고 복사기 복사용지 묶음 들고 오고, 복사기 토너도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래서 부득부득 정수기 물통 갈고, 복사기 토너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주신다는 분들이 과연 인정을 해 주셨냐면 말이죠.


야근해야 인정, 철야해야 인정, 출장 가야 인정, 지방파견 가야 인정....

페미니스트로 인정받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은 줄줄 늘어나기만 합디다.

그리고 최종 병기 '니들은 군대도 안 가잖아!'가 등장하죠.


정수기 물통 가는 걸로 비아냥대는 건, 

개인의 근력 차에 따라 '힘이 듦'의 정도가 다른데 그걸 할 수 있느냐의 여부로 '진짜/가짜'를 나누겠다는 

그 당당함이 기가 막혀서입니다. 


인정이요? 

누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줬죠? 누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줬습니까?

내가 진짜 페미니스트인지 가짜 페미니스트인지 십자가 밟기 하나요?

저는 생물학적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다,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성혐오를 끊임없이 자기 검열하고 있는데요.

그 자기 검열의 내용을 판단해서 제가 몇 퍼센트 페미니스트인지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 주실 여러분?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