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해체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요?

물론 살인은 미러링 안하냐는 개소리는 흘려들어야겠죠?

저거 계속하다 보면 진짜로 보복이 성평등이라고 믿고 살인하는 사람 나옵니다. 여자는 뭐 다 제정신이고 미친 사람 없나요. 똑같이 인간인데.

그렇죠. 여성의 평등권과 일상속의 남성의 가부장적 특권은 딱히 연관이 없는데 말입니다.

남여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남성의 임금을 깎아서 여성에게 주는게 아닌것처럼요.

음..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성의 가부장적인 특권은 거의 반드시 여성의 평등권과 상관이 있어요. 이건 사회 속속들이, 페미니스트이려고 노력하는 저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속속들이 스며있는 거지만,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가정이란 사례만 생각해 봐도 그렇죠.

저희 아버지는 엄마가 본인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시댁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고, 새벽에도 깨워서 과일을 깎아오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엄마도 그렇게 생각했죠. 육아에 대해서도 간헐적이고 선택적인 참여를 하셨죠. 엄마는 선생님이셨는데 아버지의 의사에 따라 그만두셨고요. 이 정도는 뭐, 제 또래의 가정은 다 비슷했어요.  드물게 일하는 어머니들도 가사는 대부분 직접하셨죠. 지금은 남자의 가사 참여 시간이 여자의 1/4은 된다지만 그때는 아예 안하는 사람이 더 많았을 걸요. 이건 남자가 생계를 탄탄하게 책임지지 못하는 가정이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은 존중을 요구할 수 있었어요.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요. 여자들도 한 가정에 소속되는 것만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삶의 형태였기 때문에 의무를 다하지 않는 가장이라도 쉽게 이혼을 요구하지 않았어요. 심각한 수준의 가정폭력도 칼로 물베기 취급하니 이혼 자체도 어려웠고 제도도 불리했죠. 또 이혼이라도 하면 당장 생계도 큰 일이거니와 갑자기 사회적 소수자가 되었죠. 온갖 편견의 대상이고, 덕분에 내 자식도 차별받게 되고.  

이게 남자한테 다 좋은 일이냐고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결혼 안한 인간이 미완성 취급을 받는 건 남자도 예외없었죠. 하지만 일단 결혼을 하면 훨씬 많은 권한과 자유가 남자에게 있었다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경제 활동 외에 가정에 수반되는 의무는 다 여자의 몫이었으니까요. 여자는 그 의무를 다 해도 존중받지도 못했고 남자가 변심하거나 하면 그때 바로 하나 가진 안정이 뒤흔들렸죠.

평등으로 가는 길목해서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이 가정에서의 불평등이죠.  남자도 육아와 가사에 감정노동까지 가정을 유지하는데 드는 각종 노력들을 자기 몫으로 받아들이고 의무감을 갖고 해내야 한다면, 대부분은 분명히 특권을 빼앗겼다고, 불편해졌다고 느낄걸요? 

저는 평등함이란 원래 특권이 있었던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즉각적인 이득은 없어요. 

장기적인 이득이 있어요. 더 좋은 인간이 되고, 궁극적으로 더 좋은 아버지와 남편이 되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죠. 하지만 당장 겪어야 하는 상황은 주로 고통으로만 느껴지고 짐이기 마련이죠.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려면 수십년이나 헌신해야 한다고요.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건 저도 물론 동의하는 이야기인데 개인의 몫이 아예 없나요? 어쩔 수 없다는 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는 것 같아요. 개개인의 가정에 보면 남자들이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 경우는 잘 없거든요. 그리고 개인들의 생활이, 의식이 변화하면서, 개인들이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사회도 변해요. 어느날 따다다!! 사회적인 차원의 변화입니다!! 하고 도착하는 거 없죠.   

가끔 어떤 일들은 그냥 옳은 일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60년대를 살아가던 백인들 입장에서는 흑인 민권 운동이 정말 싫었을 거예요. 갑자기 동일 임금에 같은 학교에 같은 화장실에, 직장도 공유해야 한다니! 정말 아무런 이득이 없었을 거라고요.  장기적으로 이득이 꽤 뚜렷한 경우도 지금의 기득권에게는 저항이 심할 수 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당장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기업과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대체 이득이 되는 게 뭐가 있나요? 길게 보면 소비폭이 커지고 경기가 부양될 수 있겠지만 그런 변화가 정착하기 전에 쓰러질 자영업들도 많고, 기업들도 꽤 고통스럽겠죠. 더 싸게 쓸 수 있었는데. 

양성이 더 균형적으로 살아가는 사회는 남성들에게 보이는 오늘의 실질적인 이득이 있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사회 내에서 고통받는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게 보면 더 지속가능한 사회이기도 하고요. 

저는 인간의 의식 수준은 환경의 산물이라고 믿는 편이거든요.
그 발전의 갭을 지적하는 건 의미있지만 인식 변화를 슬로건 정도로 이루려는건 너무 안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사회참여를 방해하는 육아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공공 육아 시스템의 확충이 중요할겁니다.

남성이 육아시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를 위해서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좌충우돌 싸울 수 있게 된 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애초에 경제력이 없었다면 싸우지도 못했을테니까요

과거의 인습과 싸우는 건 좋은데 

더 본질적인 힘의 균형은 경제 정치 활동, 재산 분배, 법률 등 물질적인 토대 획득에  달려있습니다.

이건 마치 한국은 성평등을 이루었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너무 어이가 없는 말들. 본문도 정말 가라님 말씀대로 생각없이 쓴 내용.

시간이 해결해줄 리가 없죠. 이천년대 초반~2010년 사이 그 좋은 호황 보내고도 남성평균임금대비 여성평균임금 제자리였고, 여성혐오, 여성대상 범죄는 더 심해졌습니다.

지금은 남자들도 취직을 못하니까 삼포세대, 오포세대라는 신조어라도 나오는 거지, 저 좋은 호황기에도 여자는 좋은 직장엔 못 들어갔어요. 서류심사는 통과해도 면접에서 번번히 막히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여자들 자리 빼앗아서 남자들에게 좋은 자리 꽂아준 거에요. 경제력을 획득한 남성과 결혼 출산 등으로 경제력을 잃은 여성 사이에서 착취 피착취 관계가 되풀이되는 거죠.

남성이 여성 살해했을 때 선고되는 징역과

여성이 남성 살해했을 때 (대부분이 가정폭력 피해자고, 자기 방어로 남편살해한 경우) 선고되는 징역의 기간이 다릅니다. 

재판부 왈, 여자는 힘이 약한데 남편을 살해할 정도면 결코 우발살인이 아니라 계획살인일 것이다. 고로 형을 더 세게 때림. 

그에 비해 여자 살해한 남자들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식으로 감형받음. 

네, 남녀평등 잘 이루어져 있구요.

제 말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으시겠죠. 저도 이거 처음 알고 제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