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도 돌싱도 아니고 결혼이 두 사람의 인생의 굴레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 따라 거주하는 국가가 달라지면서 독거생활 15년차를 바라보게 되었는데요.

 

 빨래, 취사, 청소 이 세가지가 가사노동의 기본인데  생존활동 그 자체더군요.

 처음에는 정말 싫었습니다.  싫었던걸 억지로 살기 위해 하다보니 삶의 질이 끔찍하게 나빠지더군요. 일주일에 한번 청소도 어렵고 설겆이 싫어서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음식만 파고들고... 그러다 보니 건강도 망치고 정신도 피폐해지고....

15년차가 된 지금은 살림요령? 이 생겨서 사람을 안 쓰고도 나름 그럴듯하게 하고 삽니다.

뭐 그 요령의 상당 부분도 일년에 한두번 찾아오는 측근의 기술지도와 잔소리 덕분이었지만 

 

 여기에 육아가 더해지면? 앞 세가지에 한가지가 더해지는게 아니라 제곱의 효과가 발생하는거 같더군요.

 3+1=4. 가 아닌 3의 제곱 =9.  

 그래서 가끔 살짝 아쉬울 때도 있긴 하지만 아일 포기하길 백번 잘했다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해요.

 유전자의 노예가 되는걸 거부하고   번식과 종의 연속에 대한 동물적 본능, 집착을 이겨내는 그런 멋진? 스토리는

 아니고 그냥 두 사람의 의지만으로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이 개입되는 것을 일단 피하고 보자였던거 같습니다.

 그런 결정을 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은 육아에 대한 사회통념이나 제도가 별로 나아진데 없는거 같아 후회가 안되네요.


 하여간 가사노동이라건 꽤 긴 시간 동안 직접 해보니 끔찍한 무한반복의 단순노동이고 잘하면 본전 못하면 개판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노동중에서도 가장 자존감이 떨어지는 노동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노동 중에서 자존감이 최악인 노동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한반복이라는 면도 있지만 당장 그 노동의 댓가를 물질적으로 보상 받는 것도 아니라는 점 때문입니다.

 이혼소송 즘 되어서야 정산이 가능하고 가치를 인정 받게되는 그런 노동인데 

 

 전업주부도 아니고 이런 짓을 맞벌이하면서 90% 넘게 부담을 갖는 여성분들이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왜 이런 미친 상태를 방치하는거죠?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야 시대의 한계속에 눈가리고 입막혀 살아오셨으니 그렇다치고

 요즘 세대의 여성들은 그 비싼 비용을 치루어 공부하고 사회생활을 했으면 좀 다르게 살아야하지 않나요?


 아, 듀게 여성분들에게 하는 말이ㅡ아닙니다.

 말도 안되는 통계수치에서 보여지는 일반적인 한국여성에게 하는 말이에요.


 물론 매우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저항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출산율 저하 

 전 한국의 출산율 저하가ㅡ아직 바닥을 친게ㅡ아니길 바랍니다. 1.25 정도라고 들었는데 0.9 이하로 떨어져 봐야 정신 차릴거에요.


 그런데 이제 가사노동에 대해서도 좀 시끄럽더라도 배우자와 해결을 봐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회사일 때문에 못한다는 핑게가 불가능하게 회사일의 이 한국적 멍청함의 극치인 야근과 회식관행을 부숴버리는데 앞장을 서야죠.

 남자가 집에 오래 붙어 있으면 못난이라는 의식문화가 있다면 그런 의식문화를 갖고 있는 남자들은 영원히 혼자 살다 디지도록 결혼해주는 여성이

 없더록 여성내부의 각성도 필요하겠군요.


 가사도 육아도 함께 못할거면 결혼을 꿈도 못꾸게 만들면 끝입니다.

 아니면 가사도 육아도 돈으로 해결할정도로 돈을 잘 벌던가


 자, 그러면 요즘 일부남성들이  절규하듯이 가부장적 질서, 남성중심 사회의 기득권에 소외되어 있는 프롤레타리아 남성들이 살길은?

 

 가장 확실한 길은 그 남성들이 가장 악랄하고 거칠고 노골적이게 강경한 페미니스트가 되는 길입니다.

 여성의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되라는 이야기죠. 메갈은 남성을 적으로 본다고 칭얼대지 말고 너네들부터 여성, 페미니즘의 동지가 되어보라는거에요.

 그게 무슨 헌신이나 희생이 아니라 돈도 능력도 일천한 너네들이 여성과 함께 이 세상을 가장 확실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에요.

 

 자신들의 비루함을 술 처마시고 집안에 들어와 깽판치며 해소하던 못난 아버지들을 따라하던 것 보단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될거에요.


지금처럼 눈이 시뻘게져서 메갈사냥질 해봤자 너네 '한남충'들 삶이 구체적으로 개선되고 나아지는거 하나도 없어요.

지금 정의당에 jtbc까지 망하게 만들겠다고 난리법석인데도 콧방귀도 안 끼는 이유가

결국 한국사회의 여성차별,혐오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는 꿈적도 안하고 그대로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거리는데 있어요.

그리고 그 문제들이 한국사회의 질적 전환의 키가 되기 때문에 남한이 망할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결국 제자릴 찾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상 가사노동 경력 15년차, 일하면서 가사노동도 전담하는 남자의 생각이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44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3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072
126212 프레임드 #795 [1] new Lunagazer 2024.05.14 26
126211 그린데이 Dookie(1994) catgotmy 2024.05.14 47
126210 에스파 선공개곡 Supernova 뮤직비디오 상수 2024.05.14 87
126209 매콤이라 쓰고 핫이라고 해야한다, 신기루를 인터넷에 구현하려는 노력들(오픈 AI), 상수 2024.05.14 97
12620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4.05.14 294
126207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줄거리 요약 짤 (스포) 스누피커피 2024.05.14 198
126206 (정보) CGV아트하우스 [에릭 로메르 감독전]을 하네요 [4] jeremy 2024.05.13 148
126205 [넷플릭스바낭] 태국산 월세 호러... 인 줄 알았던 '집을 빌려 드립니다'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5.13 219
126204 에피소드 #89 [2] update Lunagazer 2024.05.13 41
126203 프레임드 #794 [4] update Lunagazer 2024.05.13 40
126202 고지혈증 예방등 catgotmy 2024.05.13 153
126201 [넷플릭스바낭] 시간 여행물은 아니고 과거 변경물(?) 정도 됩니다. '나락' 잡담 [1] 로이배티 2024.05.13 239
126200 <베이비 레인디어>의 실제 마사가 토크쇼에 출연했네요 [4] 사막여우 2024.05.12 393
126199 프레임드 #793 [4] Lunagazer 2024.05.12 44
126198 어머니와 [쇼생크 탈출]을 보았어요. [4] jeremy 2024.05.12 306
126197 [넷플] 시티헌터(2024) [2] 가라 2024.05.12 275
126196 코로나때 멀어진 친구 catgotmy 2024.05.12 185
126195 드레이크는 [1] daviddain 2024.05.12 119
126194 옹정황제가 십팔동인을 크게 물리치다 [2] 돌도끼 2024.05.12 159
126193 바낭 - 우유도 투쁠(다 큰 어른이 우유를 마시면 역시...) 상수 2024.05.12 13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