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는 바낭이 제맛

2016.09.09 20:29

쌓기 조회 수:1441

벌써 몇 년째 듀게질(?)을 하고 있는데 점점 글이 줄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져서 아쉽네요. 

전에는 개성이 강한 분들이 다양한 주제의 바낭글을 올리셨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저도 용기를 내서 가끔씩 올리기도 하고요. 


토론적인 글은 살포시 피해가는 편이라 주로 일상글이나 영화글을 찾아보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한 두 포스팅 정도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저라도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바낭글을 적어 보렵니다. 


듀게의 바낭글이라면 우울주의가 붙어야 제맛 아니겠어요? ^^:;;


오늘은 하루 종일 젖은 빨래가 된 느낌이었어요. 

축 늘어져있고, 뭘 해도 신이 안나더라고요.

아이들을 가르키는 일을 하는데

이상하게도 아이들 앞에만 서면

성격이 확 변하거든요. 너무 오버했나 반성할 정도로

목소리도 커지고, 실없는 농담도 하고요. 

그런데 오늘은 아무리 쥐어짜도 열정이 한 방울도 안나오더군요.

이렇게 원인없이 우울감에 휩싸였던 적이 근래에는 거의 없었거든요. 

이제 일한지 3년 정도 되는데 신혼시절이 이제서야 끝난 걸까요?

아니면 어제 먹은 라면이 원인이었을까요?


제가 라면을 즐겨먹는 편인데 가족이 건강을 걱정해줘서

아무도 안 볼 때 몰래 먹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에라 모르겠다, 나 오늘은 라면 먹을꺼야!

라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먹습니다 ㅎㅎ

첫 젓가락에 감긴 탐스러운 라면 면발을 마주하는 순간이 행복 지수 100%라면

사라지는 라면과 함께 저의 행복 지수는 순식간에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을 칩니다.

다 먹고 포만감을 느끼며 설거지를 하고 나면

불쾌한 허무함의 쓰나미가 몰려와요. 내가 기껏 이런 인스탄트 음식을 먹으려고

그렇게 눈치를 봤단 말이야? 살찌고 몸에도 안 좋은데 왜 그걸 못 참았을까?

에이, 별로 맛도 없네. 기타 등등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어제 저녁에도 그랬고, 아마도 그 마음가짐이 오늘로 이어진게 아닌가 싶네요. 

차라리 라면이 원인이었으면 좋겠어요. 라면이야 끊으면 되지만

제 열정과 체력이 바닥난 것이라면, 충전할 방법을 모르겠거든요 ㅠㅠ

퇴근하고 도서관에 가기 전에 젤리 한 봉지를 샀습니다.

라면을 못 먹는 날에는 젤리라도 먹어야 견디네요. 

커피, 차, 담배, 술을 즐겨하지 않는 저에게는 라면과 젤리 뿐이거든요. 

어째 결론은 젤리가 되었네요. 


바낭글은 역시 끝맺음이 참 어려워요. 이따가 슬그머니 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3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4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332
126189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061
126188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07
126187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497
126186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53
126185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398
126184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136
126183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07
126182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294
126181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70
126180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22
126179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14
126178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68832
126177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57
126176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23
126175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629
126174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815
126173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849
126172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803
126171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4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