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3년만에 쓰는 글이네요.

2016.09.24 02:43

후추. 조회 수:2266

생각해보면 20대의 중후반은 듀게와 함께였던게,

처음 독립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 중계했고

처음 취직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 중계했고

아무튼 인생의 큰일들을 아무도 안물안궁이었는데 중계하면서,

어느덧 가까이 보는 사람들은 다 듀게 파생 모임 사람들이었고, 베프한테도 전파하고, 말하자면 생각의 척도였던 것 같아요.

듀게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들은 지금 곁에 한두 사람 정도밖에 안 남았지만, 그 또한 인생이겠지용.


지금은...뭐 듀게에 글을 쓰지 않는다고 나라는 인간이 달라졌을 리는 없지만.

소소한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말할 친구가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드네요.

저 방금 일끝내고 소주사러갔는데 민증검사 당했거든요,

파자마 차림으로 이 시간에 술사러가면 미성년자일 확률은 없는거 아닌가...왜 하는거지...그냥 새벽에 혼자 술사먹는 나 기분좋으라고?

그걸 뭐, 새삼 남친한테 하기도 뭐하고 뭐 누구한테 할라하니까.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여기 적어봐요. 


음 암튼

저는 잘 먹고살고 있는데, 자아실현같은 것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다른 공부를 하고 있고,

얼마 전 그 공부하는 곳의 마감을 쳐내고 그냥 뭐 남는시간에 일도 하고...그러고 있습니다.

일과 자아실현이 1도 관계가 없는데 일이 너무 잘 되는 게 고민이라면 고민이에요.

이런 경우 사람은 자아실현을 좇아야 할까, 눈앞에 떨어지는 꿀을 좇아야 할까.

꿀이라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 싶고 꿈이라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 싶은 것이 이 고민의 포인트입니다.

날이 갈수록 재밌는게 없군요, 그런 의미에서 질투의 화신 강추드려요(응?).


그리고, 서른이 넘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결혼 안 해요?'종류의 멘트를 듣습니다.

진짜 시도때도없이. 연령불문!

아마 오래 만난 남친이 있는데도 결혼을 안한다니 더 궁금해서 묻는거겠지요마는, 촌스럽고 지리합니다그려.


어쨌든

듀게가 안녕했으면 좋겠어요. 청춘의 무덤같은 곳이라는 느낌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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