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로 공연을 보는 것

2016.09.26 21:56

marc7 조회 수:875

최근에 밴드 공연을 보러 다녀요. 얼마 전에 갔던 행사에 비가 왔어요.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 제가 좋아하는 밴드가 나왔어요. 예쁘게 꾸민 보컬이 찻 곡 다 부르니까 세팅한 머리가 비에 젖고 엉망이 됐지요. 비는 더 거세지고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보컬은 엉망이 된 화장으로 농담도 하고 무대를 미친 놈같이 돌아다니며 빗물에 슬라이딩도 하고 진짜 모두들 신나게 놀았어요. 음향이 완벽한가 실수가 없었는가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이 미쳐돌아가는 그 분위기가 죽였어요. 관객 한 명 한 명 눈을 보면서 가사를 바꿔 부르고. 앵콜로 마왕 노래를 부르면서 관객 모자를 얻어서 쓰고 노래할 때 정말 가슴이 뛰었어요. 다시 십대가 된 것 같았고 그 시절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가 생각해보니 믿을 수가 없었죠.

그 다음 밴드가 헤드였는데 사실 저는 이 밴드를 보러 간 거였어요. 보컬이 워낙 사운드에 예민한 건 알았지만 빗물 먹은 장비 문제로 시간이 지연되고 그 때마다 보컬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걸 보니 달아올랐던 마음이 싹 식었어요. 이런 완벽주의자라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인 거 아는데도 어쩐지 듣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결국 공연이 시작되었고 평소처럼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어요. 약간 멍한 기뷴으로 돌아왔어요.

여전히 그 밴드의 라이브를 듣고 있어요. 어제는 오랜만에 보고서 역시 잘하는구나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라이브에서 내가 원한 건 뭘까 가끔 생각해봐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2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8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415
126090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3
126089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794
126088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2
126087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1
126086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19
126085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5
126084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0
126083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5
126082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2
126081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79
126080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2
126079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78
126078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78
126077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2
126076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88
126075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4
126074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5
126073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5
126072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3
126071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