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 데몬을 포함해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작품을 3개 봤는데, 네온 데몬은 드라이브(호)와 온리 갓 포기브스(불호) 사이에 놓고 싶습니다. 드라이브와 온리 갓 포기브스는 2번 봤는데, 둘 다 처음 볼때 보다는 나았던 바가 있습니다.

 

네온 데몬을 보고 나서 느낀건데, 영화는 시청각적인 예술인 만큼 외형이 아름다우면 어느 정도는 장땡인 것 같습니다. 유미주의에 가깝다고 봐야 하나요. 설사 영화의 메시지나 분위기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거나 비윤리적이라 해도 말이죠. 레니 리펜슈탈의 의지의 승리, 올림피아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많은 예가 있을겁니다.

 

네온 데몬의 공간, 색감, 조명, 의상, 화장, 음향,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공적입니다. 패션 매거진에 올리기 딱 좋은 장면들이 많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스릴이나 서스펜스 없이 무덤덤 했습니다. 드레스드 투 킬의 엘리베이터 살인 시퀀스 같은건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유사 업계 이야기를 다룬 멀홀랜드 드라이브, 퍼펙트 블루와는 달리 모호함도 별로 없었습니다.

 

후반 네크로필리아와 카니발리즘이 드러난 부분조차 설정의 역겨움과 동시에 외적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인사이드나 카니발 홀로코스트 같은 방식의 묘사가 아니라 더 그런걸지도요. 이런 상황마저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엽기 화보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바토리가 떠오르는 피의 목욕 시퀀스는 황홀함까지 느껴졌어요.

 

엘 패닝보다 제나 멀론이 눈에 더 들어왔습니다. 제나 멀론은 콘택트 등 여러 영화에서 봤고 덜 알려진 배우들 중에서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조금 나오고 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훨씬 더 조금 나옵니다.

 

letterboxd 등의 사이트에서 악평들을 봐보니 이해는 갑니다. 이야기나 캐릭터는 저 역시 와닿는 편이 아니었고, 작중 설정이나 묘사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도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저는 정말 미적으로 아름다웠기에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Mommie Dearest와 더불어 저의 길티 플레저에 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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