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지 않아요.

 

어릴적에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모태신앙 -친주교- 이고 어릴적에 세례를 받고 성당에 갔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가질 않게 되었어요.

 

성당에 가면 수녀님들한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중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는 어린 저에게 막대한 부담감을 줬습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영원히 고통을 받는 곳에 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아주 조그만 잘못도 기억했다가 고해성사를 받아야하나, 그 생각이 커져가더니만 결국 "아 성당가는거 힘들어" 이런 생각이 자꾸 들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안가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미사 간다고 해놓구선 성당바로 옆에 있는 만화방으로 직행했더랬습니다.

뭔가 좀 꼬인거죠. 그때 옆에 누군가가 제대로 이끌어줬으면 그리 되지는 않았을지도.

 

성당을 안가게 되니 점점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각인하면서 느꼈던 심리적 압박감이 덜해졌습니다.

지금은 뭐, 막살죠(응?!).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말하긴 좀 그렇지만 저처럼 괜한 압박감에 시달린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쨋든 한동안 잊고 살아왔는데  '신과 함께'라는 만화를 보면서 그 불편한 기억이 스물스물 떠올려지기 시작한겁니다.

아침마다 보는 무료신문에 연재가 되어서 거의 습관적으로 봐왔는데, 어제 부터 그 만화는 스킵하기 시작했어요.

 

천국과 지옥만 있다는 것도 참 그래요.

왜 중간은 없는거죠?

착하지는 않지만 악하지도 않은 사람도 많잖아요.

 

나도 기억 못하는 일, 혹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만 남에게 상처를 줬던일을 죽어서야 알게 되고 그래서 지옥에 떨어져 엄청난 시간 -혹은 영원히- 극심한 고통속에서 보내야 한다니.

어릴적에 비해서 정신력(응?!)이 많이 상승한 탓에 그냥 안믿으면 땡이라는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어릴적 기억이 자꾸만 나서 뭔가 불편합니다.

그리고 천국과 지옥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적어도 죽은자의 천당행과 지옥행을 판단하는 존재 -가령 신- 는 말그대로 완전무결해야 하지 않나요?

헌데 그 만화에 나오는 신은 그냥 인간세계에서 흔히 보는 그런 존재나 다름아니더라구요.

 

그럼 뭐야?

부당한 판결에 죽을때까지 -아, 죽었으니 죽을일은 없겠네- 상상도 못할 고통을 겪어야 하는거야? 그런 저승은 차라리 없는게 낫겠네.

 

어느정도(?) 착하게 살아야 천국에 가는 걸까요?

제가 그 만화를 지금껏 본걸로 말하자면 죽은 사람 대부분은 지옥으로 떨어질겁니다. 확실히!

 

아, 자꾸만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져서.

국민학교 때 문방구에서 얌체볼 하나 슬쩍한적도 있고 오뎅 5개 먹고 4개 먹었다고 구라(!)친적도 있는데.

그 만화를 보다보면 그런 잘못들은 용서받지 못할 뿐더러 지옥으로 가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메세지를 자꾸 받다보니 -작가가 그런 의도로 그리는지 아닌지는 별개로- 이제는 안보기로 했습니다.

그 만화의 문제라긴 보다는 개인적으로 잊고 살던 안좋은 기억이 떠올리게 해준 만화가 되어버려서 불편하다는게 정확하곘네요.

만화를 만화로 인지못하는 슬픔이란.

 

 

 

종교적인 지식이야 없다고 말하는게 나을 것이고 해서 천국과 지옥이란 개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선 아는바가 없어요.

구약성서에서 처음 언급되었나요? 아님 그 이전부터?

사후세계를 증명할 길은 믿음 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만, 저는 보질 못했으니 못믿는다는 주의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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