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공연 후기

2017.04.17 13:29

김마리 조회 수:1884

콜드플레이 4월 15일 공연 봤습니다.
두 차례의 티켓 오픈에도 불구하고 표를 못구해 원통하던 중 표를 구했지만 못가신다는 분에게서 양도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지정석 중에서 제일 앞자리에 속하는 곳이었는데(사실 이 자리도 제 공연관람 역사상 가장 먼 자리), 첫 몇 곡이 지나도록 관객들이 일어서질 않더군요.
저희는 도저히 이 공연을 앉아서 볼 수 없다는데 동의하고 좀 더 멀지만 뒤 쪽으로 가서 작두 타면서 봤습니다.

셋리스트는 예전 곡들과 신곡들을 적절히 배분했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곡 위주였습니다.
무대가 매우 화려했고 결정적으로 작두를 타야 할 때마다 펑펑 터지는 거대한 불꽃이 흥분도를 높였습니다. 메인 무대와 조명이 화려했습니다. 관객들에게 손목에 차는 자이로밴드인가 하는 걸 나눠줬었는데 조명에 따라 다양한 색의 불빛이 나오더군요. 공연장 전체가 화려하니 뒤쪽 조명하기 좋은 곳에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무대는 3곳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주로 맨 앞 메인무대에서 많이 했지만 파트마다 스탠딩석 중간 무대, 스탠딩석 뒷줄 무대까지도 멤버들이 나왔습니다.
제일 뒤쪽 무대(그러니까 지정석 쪽으로 제일 가까운 무대)에서는 주로 어쿠스틱 연주를 주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무대에서 연주할 때가 제일 맘에 들었는데, 음향이 제일 좋았기 때문입니다.
메인무대에서는 역시 스케일이 크고 비트가 있고 흥분도를 높이는 곡들을 연주했는데 저도 그렇고 동행도 그렇고 이 때 연주들의 음향이 조금 별로였습니다. 기타에 연결된 스피커가 너무 소리만 크게 들린다는 느낌? 크리스 마틴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묻히는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곡인 Clocks의 경우 도입 건반음이 백미인데 이런게 별로 살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매너 좋았습니다.
몇 번이나 한국에 이제야 오게돼서 유감인 마음을 표현하고 한국인들을 위로한다는 메시지도 표현하더군요.
공연 시작 시각도 잘 지켰습니다.
공연이 전체적으로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마지막 파트는 앵콜에 응한 것 같은 파트였습니다(이 때가 어쿠스틱 위주). Up & up을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났는데 관객들이 앵콜을 외치기 시작하는데도 공연장 전체에 불이 환하게 들어오더군요. 더 이상의 앵콜은 없다는 의미. 그래도  일부 관객은 Viva la vida의 우오오어어~업 부분을 떼창하며 다시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더 이상의 앵콜은 없었습니다. 공연장 밖으로 나가는 관객들 대부분 아쉬워 하더군요. 이렇게 얄짤 없는 공연은 처음이라고 누군가 말하더군요.

관객들은 미치기로 작정한 사람들 같았습니다 ㅋ
처음 몇 곡에서, 심지어 yellow가 나오는데도 지정석 관객들은 일어나질 않아서 저희는 뒷편으로 뛰쳐 올라갔습니다만, 흥이 오르면서 자연히 다들 일어서서 열광하는 분위기.
공연 시작 전 기다리고 있을 때도 viva la vida의 후렴구를 부르더니 앵콜 요청하면서도, 그리고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가면서도 이 부분을 함께 부르면서 나가더군요. 끝나고 공연장 밖에서 귀가하면서도 떼창하면서 행진하는 관객들은 1996년이던가, 본 조비 때 본 이후로 오랜만에 봤습니다 ㅎ
공연의 흥이 가시는게 너무 아쉬워서 기념품을 사러 갔는데 여기도 줄이 한 무더기. 저희는 adventure of lifetime 그래픽에서 나온 유인원 무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한 장 사서 집에 와서 고이 벽에 걸어 두었습니다.

작두를 타느라 장단지에 알이 배겼지만 장단지가 터져도 좋습니다. 또 보고 싶습니다. 여기 공연이 끝나면 일본, 그 다음 유럽으로 건너가더군요. 우리 여름 휴가 때 콜드플레이 투어 따라갈까 웃으며 얘기할 정도로 환상적이고 끝나서 아쉬운 공연이었습니다.
여기 한 번 오는 물고가 트였으니 다음 앨범 투어 때 또 잡히겠죠. 3-4년 이후가 되겠지만. 또 기회가 오기를 목 빼고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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