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 알고는 있었죠. 평소에 인권에 대해 꽤 고민해오던 정치인도 선거를 앞두고는 예외없이 '동성애자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애는 반대한다'는 괴악한 말을 했죠. 성소수자 인권 옹호만큼은 업적으로 인정받고 하비밀크재단 메달까지 받은 반기문도 동성애자 인권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더군요. 헐..... 그리 허무하게 불출마 선언할 줄 알았으면 걍 기존 입장 고수하시지... 괜히 가오만 잃었네요. 이 냥반 가오야 내 알 바 아니지만, 아무튼 그만큼 LGBT 인권은 우리 사회에서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의제라는 쓰디쓴 사실을 재확인했지요.


1997년 대통령 후보들이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걸 보니!!! 다들 2017년 현재의 유력후보들보다 훨씬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더군요! 심지어 이인제, 이회창도 문재인보다 훨 나아요. 20년 동안 대체 이 사회는 어디로 간 건지, 앨라이로써 자괴감을 느낍니다.

문재인 정도로 유력한 후보면, 오바마가 승부수 던졌듯 나는 동성혼 합법화 찬성한다고 나갔어도 대세에 지장 없었을지도 몰라요. 물론 남은 2주 동안 조중동과 종편에서 24시간 문재인 동성애로 물어뜯겠지만, 그런 공격을 받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았을 겁니다.


호모포비아 발언으로 문재인 지지율이 떨어질 거라는 댓글을 봤는데, 슬프게도 그렇진 않을 것 같아요. 양심적 병역거부와 더불어 성소수자 인권은 대중의 냉대를 받는 의제이기 때문이죠. 유일하게 상식적인 발언을 한 심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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