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6 00:11
먼저 이말을 하고 시작하죠.
저는 듀게를 아주 좋아하고.. 듀게만큼 그나마 제정신인 사람들이 많은 곳이 없으며 논리적인 토론이 벌어지는 곳이 또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에 뭐 이런 종자가 다 있나 싶은 글을 읽은 적도 있고 읽다보면.. 제정신인가 싶은 댓글도 본적이 있죠. 그거야 이 사회는 안그런가요?
그래서 이런 글을 남기는게 제 자신과 듀게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몇줄 써봐요.
배명훈의 소설인 것 같은데.. 정확한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독재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짓들을 벌입니다. 먼저.. 골목과 광장을 없애요. 그리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정보를 조작합니다. 결국.. 지역 공동체는 괴멸되고 사람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의심하며 혐오하죠. 그 다음부턴 독재자의 의도와 마음대로 모든 것이 굴러갑니다.
댓글부대가 공식적으로 운영되었다는 것이 밝혀진 지금..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 모두는.. 오로지 서로가 쓴 글로만 서로를 이해하는 넷상의 아무개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모임을 하며 듀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래서 서로의 이름과 실체를 알게 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않은 경우가 훨씬 많죠.
왜 듀게에 예전처럼 전문적인 정보와 읽을만한 통찰력 깊은 글이 안올라 올까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뭔가 글을 쓰면 꼭 이죽거리고 딴지를 거는 누군가가 등장을 하니까요. 그리고.. 내가 쓴 글로 누군가가 나를 파악하고 나를 위협하고 내 생활을 흔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게 지금의 듀게 아닐까요?
에전이 그립다고 징징대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그나마 좋은 사람들이 모인 듀게에서..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이죽거리고 내가 옳네 니가 병신이네 하는 꼴이 보기 싫어서 그래요. 얼굴 보고 만나면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넷상이라고 너무 퍼붓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우리가 겪어온 그 일들은 우리 스스로 원해서 얻은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우리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기 위해서 던진 냄새나고 꼴사나운 떡밥인지도 모르니까요.
서로 의심하고.. 낙인 찍고. 그로 인해 보지도 못한 누군가를 혐오하는 일은.. 저부터라도 그만둬야겠습니다. 이미 많은 글을 읽고 감정이 상했고.. 몇몇 닉네임은 글을 읽기도 전에 한숨부터 나오지만.. 아직까지 누군가를 차단한 적은 없어요. 그게 자랑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2017.08.16 02:13
2017.08.16 05:00
2017.08.16 05:27
결국엔 트롤만 남는게 공개 커뮤니티의 운명이죠.
2017.08.16 08:03
2017.08.16 08:18
보고싶은 것만 보이는 법 아니겠습니까 ㅎㅎ
2017.08.16 13:26
저도 이곳에서 20대와 30대를 보냈고, 이곳에 그래도 애정이 남아 있고 아직까지 꾸준히 접속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 공감이 됩니다.
늘 생각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닉네임을 기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닉네임을 기억하기 시작하면 그냥 글 자체로 판단할 것들이 갑자기 배경이 생기고 맥락을 고민하게 되는데, 오프라인 아닌 온라인 관계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냥 내 눈 앞에 보인 그걸로 충분한 거죠. 가끔 영 갸우뚱해지는 글들은 글쓴이 지난글 보기를 눌러서 순간적인 판단으로 그치고 그 닉네임은 다시 머리속에서는 지우는 게 나아요.
물론 그렇게 해도 기억하게 되는 닉네임들이 있습니다. 전 주로 마음에 남는 좋은 글 써주신 분들은 오래 기억합니다. 그 외에는 잊어버리는 게 나 자신을 위해서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2017.08.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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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듀게에서 생각하지 못하던 방향의 생각을 알게되는게 어찌보면 사는데 도움이 되는것 같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현실에서의 인간관계는 그만큼 많은 제약이 있고 이렇게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을 현실에서 접한다는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니까요.
가시돋힌 글들도 많고 편협한 생각도 많이 있지만 저 개인의 댓글 역시 남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니 그거야 쌍방이 동등한 입장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