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본 문창과 나온 지인은 영화를 보고 이런말을 했어요.

"문창과 남자애들이 습작으로 썼을 법한 요소들이 총출동한 영화"

제가 이 영화를 한줄로 표현하자면...

"(이창동감독의 영화)시의 틴에이져 버젼?"

창작할수 없던 무기력한 소년이 세상의 쓴맛과 미스테리들을 겪으면서 그 욕구가 성욕으로, 집착으로, 그리고 결국 창작으로 분출되는 이야기죠.


근데 이 영화..묘하게 타르코프스키를 떠올리는 화면들이 많지 않나요?

단 한번도 이창동 영화에서 그런 냄새를 느낀적이 없는데..이 영화는 많은 장면들이 그를 차용하거나 오마주한것 같이 묘하게 겹친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가만히 더 들여다볼수록 다른 많은 감독들의 흔적이 노골적으로 보여요. 이를테면 브뉴엘(메이크업 상자 뭐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마임은 아예 패러디 아닌가).. 또 뭐가 있더라..

아예 작정하고 가져온것 같은 많은 기시감들이 들었는데 그래서 전 반갑더라고요.

장면 장면이 무슨 회화처럼 완벽히 구도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함으로 무장한 요즘 영화같지 않고, 뭔가 날것같은 형태로 이전 60~70년대 유럽영화들의 향수어린 장면,요소들이

자꾸 등장하니까 아..이창동이 작정하고 그런 영화 찍었구나 싶은..

창작의 시발점에 선 소년의 이야기다보니 자신을 투영해서 자기의 예술적 토양들을 뿌려댄건가..하는 망상도 해봤습니다.


마지막은 좀 마음에 안들지만, 전체적으로 이 영화.

뭔가 예술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화팬들을 자극시키는 요소들이 있어요.그게 좋든 싫든, 마음에 들든 안들든 뭔가 입안에서 꺼끌거리며 걸리는 뭔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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