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를 좋아했지만 흠찟했던 계기

2018.07.14 21:05

살구 조회 수:1806

 90년대초반 pc잡지에서 그에서 대한 기사를 보고 얼마나 대단한 인물로 생각됐는지 모릅니다.

당시 한창 공익이니 공공선이니 하는 개념에 사로잡혀있을 때이기도 했고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지금 읽어보니 좀 다른 느낌을 갖게 됐지만 행간에 비범한 사람이라는 게 은연중에 드러났고(엄청난 다독가, 책으로 익힌 바둑인데 초고수, 신호등같은 것을 완고하게 지키는 마음가짐 등등)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었죠.


새 인물의 등장을 고대했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는지 무릎팍도사 나오고 얼마후에 정치입문했는데요. 그토록 좋아했지만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강호동이 단란주점에 대해 물었을 때 되려 '단란주점이 뭐에요?' 이랬던거요. 제가 어리기도 했고 근처도 안가봤지만 뉴스기사나 책 등을 통해서 춤과 노래가 가능한 식품접객업소(음식점)정도란 걸 상식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안철수는 당시 사업하던 사람아닙니까? 모를 수가 없지요. '네 알긴 하지만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이런식의 대답이 맞지 않나요? 불쑥 드는 생각이 스스로를 포장하는 사람인데 머리가 나쁘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박원순에게 시장후보를 양보하며 그를 지지해달라고 할때 전 이 사람이 전면적으로 나와서 -저같이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박원순의 시민운동을 칭찬하고 멋드러진 연설을 할 줄 알았거든요. 사람들은 아름다운 모습에 열광하고 말이죠. 제가 분명히 기억합니다만 한참을 칩거식으로 숨어지내다 박원순선거캠프에 손편지를 전달하는 식으로 지지를 표시했어요.

거기에는 서울시민들에게 박원순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하는데 일부 언론은 새로운 선거운동이다.. 이랬지만 전 좀 뜨악하더라고요. 나르시스트도 아니고. 저게 뭔가 하고 말이죠.


그럼에도 좋아했지만 이 두가지가 내내 걸리더니 나중에는 이게 기억도 안날 정도로 숱한 벙크를 터뜨렸죠.

돌아보니 한 십 년 한것 같은데 6년이 채 안되는 기간이었네요. 에휴..


(추가)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가 무엇을 발전시켰는가? 공헌했는가의 여부가 될 것같습니다.

이승만, 이명박, 박근헤같은 사람도 전 공과가 뚜렸한 사람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안철수는 그냥 휘젓고 간 사람정도밖에 판단이 안서요. 가끔 그에 대해 너무나 호의적인 사람을 만나면 정치입문후의 행적만 가지고 그를 평가해달라는데 다들 좀 우물쭈물하거나 잘못 아는 경우가 많아요.  너무도 대단한 과거에 함몰되버린 상태랄까

그럴 마음이 있다면 한번 정리를 하고픈데 결과물이 별거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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