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5 15:34
오늘 인터넷 보다가 어떤 뻘기사 보고 드는 의문 하나.
텔레파시는 현재 불가능한 기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많은 미래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은 미래엔 생각으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여기는 것 같습니다.
여러 방법들의 논의가 있지만, 가장 그럴듯한건 뇌의 모든 부위가 정복되고 나서 컴퓨터를 중간자로 두고 해석해서 다시 송출하는 방식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속으로 말할때 컴퓨터는 생각하는 사람의 뇌를 스캔하고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하나하나 분석해서 그 결과값을 해석하고, 그걸 다시 뇌를 활성화 하는 형태로
상대에게 내보내서 같은 연상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
실제 이런방식으로 아주 간단한 도형이나 숫자같은 이미지들은 어느정도 유의미한 송수신이 지금도 가능하다고 하고요.(다만 현재로썬 머리절개 필요)
제가 궁금해진건, 훨씬 먼 이후의 일인데, 이 궁금증은 현재 과학과는 그냥 상관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봤음직한 일인것 같아서요.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해서.
이런 기술이 완전히 성숙해서 다들 생각으로 소통한다고 생각해봐요. 실제 고등한 어떤 문명을 다루는 sf들은 죄다 종족간에 생각소통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모두가 생각소통이 가능해지고, 그게 너무나 익숙해진 사회를 떠올려보면요. 생각소통이 (논리적인 형태의 정리된 생각과 이면의 다층적인 의미들을 함께 포함할 수 있는)언어를 기반으로 감정과 이미지까지 함께 전달할 수 있다고 할때, 더이상 말로 하는 소통은 무의미한게 될거에요. 더 많은 정보를 즉시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음성 표현이라는 장애물이 하나 사라지는 방식일테니까요.그럼 다들 말을 하기 위해선 성대를 사용하지 않을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의 우리가 생각해보는 텔레파시라는건 상대의 음성을 마음으로 느끼며 그가 누군지 구분하는 역할도 하고, 언어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음성을 사용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생각소통이 보편화된 사회에선 그가 자신의 생각을 성대를 통해 음성으로 만들어내는걸 들을 이유도 없고, 그게 머리에 각인되어 있지도 않을것 같은데...
그럼 감정 및 이미지를 제외하고 소통을 위한 가공적인 생각들, 언어는 어떤식으로 전달될수가 있는거죠? 음성이 아니라면.
그렇다고 언어를 포기하고 감정으로만 의사표현을 전달하기엔 오히려 지금보다 의미전달의 폭이나 논리성이 좁아질 것 같은데요. 물론 그때정도 되면 생각언어라는, 현재의, 말과 글씨가 세트로 묶여진 형태와 전혀 다른 무언가가 있을수도 있지만, 그게 어떤 형태로 뇌에서 느껴질지는 잘 상상이 안가요.
음성 매개없이 생각이 소통된다면 그게 어떤 형태인걸까요? 글자가 떠오르고 그걸 읽는건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서 아닐 것 같고, 그렇다고 언어자체를 포기하기엔 메리트가 사라질것 같고(게다가 생각으로 소통을 하더라도 기록하거나 입력하는 문명은 남아 있을테니 뭐로보든 언어는 사라질것 같진 않고)...
그냥 잘 상상이 안가서 뻘글 써봅니다.
2018.09.05 15:49
2018.09.05 15:53
그럼 그때의 생각언어라는건 현재의 형태가 아니라 기계언어와 같은 식이 될거라고 예상하시는군요. 그럼 뇌에서 인식하는것도 지금같은 사색적인 형태가 아니라 명령어같은 즉시적인 형태로 받아들여지는거고요?
아 다시 읽어보니, 자아형태를 개인키로 말씀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즉 정해진 보편적 형태로 해석한 것을 다시 자아(혹은 개인 커스터마이징)를 통해 걸러져 그 입맛에 맞게 표현되는..
2018.09.05 18:22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사람 뇌마다 표현방식이 다르지 않을까요? 한 사람의 뇌에 떠오른 생각을 다른 사람 뇌에서 재생한다고 해서 과연 그게 통할까 싶습니다. 결국 양쪽 다 인식할 수 있는 언어가 프로토콜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언어가 있기 때문에 고등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어가 퇴화하면 사고 능력도 퇴화할 거라고 봅니다.
물론 촘스키나 핑커처럼 언어가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진 생물학적 능력이고, 언어는 사고의 부수적인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면 다 틀린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2018.09.05 19:10
두뇌 어느 부위의 정보를 따서 송/수신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극단적인 경우로, 청각 경로를 이용하여 수신할 경우에는 전송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귀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고요. (최근 이 비슷한 방식이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 스포가 될까봐 영화 이름은 생략..)
이런 방식은 평소 쓰는 언어의 포멧으로 후처리(?)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고, 남의 생각을 해킹하여 읽는다든지 하는 염려는 아무래도 줄일 수 있겠죠ㅎ
물론 생각 자체를 공유하더라도 madhatter님 말씀대로 암호화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요ㅎ
2018.09.05 21:50
아 글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 생각소통만 덧붙인다면 말씀하신 내용들로 이뤄질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생각소통이 완전히 정착되는 먼 이후, 그리고 그런 방식이 충분히 의사소통을 완전히 대체하게 된다면, 결국 성대를 이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음성언어는 사리질것 같거든요. 번거롭고 한계가 많으니까요.현재 언어체계의 음성,문자 두 축은 생각자체가 통하지 않는 현재 우리의 한계안에서 만들어진 형태잖아요.
생각소통이 완전히 보편화된다면 거기에 맞춰 완전히 체계가 다른 언어형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성대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서 음성언어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여전히 생각소통을 하기 위해서 음성언어가 존재할까. 아니면 완전히 다른 생각소통을 위한 맞춤 형태가 나올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었어요.완전히 다른 형태라면 그게 어떤 방식이 될지도 전혀 감이 안잡혀서..지금 텔레파시, 생각소통을 고민해보면 결국 소통을 위해서는 음성언어가 여전히 큰 축을 담당하는 것 같은데..그건 뭔가 완전한 탈피가 아니라 잔재적인 느낌이라..
2018.09.05 23:19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존하는 옵션 안에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저 시간이 흘러서 무언가 새로운 매개체가 발견된다면 그 매개체를 이용한 텔레파시는 가능할 수 있겠지요.
현존하는 방식으로 한다면...
각 개인마다 받아들이는게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아마도 보내는 사람이 생각하면 그것을 공용언어로 바꾸고
그 메세지를 담은 공용언어를 받을 사람에게 전달한 다음에 받은 사람이 그 공용언어를 자신의 생각으로 변환해야 하는 방식이겠지요.
현재까지는 그 전달하는 방식이 소리, 또는 일정방식의 기호의 조합인 문자 (한국어, 영어 등등)를 매개체로 이용하는것이지만 다른 매개체가 발견된다면, 또는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달 방식이 정립 된다면 텔레파시도 가능하겠지요.
정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텔레파시의 실현은 아마 언어의 통합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바이트 낭비에 가까운 생각이지만 텔레파시가 실현된다면 애견/애묘의 입장도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09.06 02:27
말씀하신 부분도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이랑 비슷한 맥락이긴 합니다.
제가 텔레파시 관련해서 평소 공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좀 길긴 합니다ㅎㅎㅎ
날것의 생각을 비트로 전환하여 소통할 수 있느냐, 아니면 언어로 가공된 이후의 정보를 전송할 것이냐에 따라 기존의 음성언어가 이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지 정해질 텐데요,
제 생각엔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단순히 "날 것의 생각"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정제되고 정리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고,
사실상 raw data에 속하는 "날 것의 생각"은 대뇌 전반에 흩뿌려져 있어 추출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텔레파시가 가능하더라도 날 것의 생각을 그대로 전송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논리나 체계를 기반으로 가공된 정보를 따와서 (발성기관까지 가기 전에 정보를 인터셉트하는 거죠) 비트데이터로 전환하여 전송하는 것이겠죠.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음성언어의 형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생각을 추출할 수 있느냐인데..
개인적으로는, 음성언어가 생각을 정리하는 역할도 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인은 생각도 한국어로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ㅎ (뭐 이견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정제된 생각이 언어중추를 거치면서 한국어로 변환되어 발성기관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기존에 사용하던 언어체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정제된 생각"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언어로 변환되지 않은 생각 자체를 뽑아내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물론 감정이나 시각적 이미지 같은 정제과정이 필요없는 컨텐츠는 다르겠지만요)
그래서 텔레파시가 가능하게 된다 하더라도 일단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언어의 형태로 가공되고 난 이후의 결과물을 뽑아서 전송하는 형태가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공용언어(?)가 생겨날 일도, 기존의 음성언어가 퇴화(?)할 일도 없겠죠..
2018.09.06 05:06
언어를 통하지 않고 생각을 즉시 소통하는 게 가능해지고, 전송속도와 거리 등의 제약을 무시한다면... 인류 전체가 SF소설에 자주 나오는 집단의식체나 집단지성체가 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우리의 좌뇌와 우뇌가 통신하듯이 사람간에 통신을 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물론 여기까지 가지 않아도 언어 바로 아랫단계의 사고 표현 방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일종의 두뇌 모뎀 장착이 필요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