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최근엔 가을-겨울옷을 사러 나갔다 왔어요. 쇼핑을 가면 보통 루트가 두 개로 나눠져요. 짧은 버전과 긴 버전이 있죠. 제일 짧은 버전은 고속터미널-삼성역이고 최대로 긴 버전은 고속터미널-압구정역-압구정로데오역-삼성역-잠실역 이렇게죠. 


 사실 어지간한 물건은 고속터미널역과 삼성역 둘중에 한 곳엔 반드시 있으니 보통은 짧게 고속터미널-삼성역 이렇게 끝내요. 그럴 때 고속터미널에 있는 신세계에서는 가능한한 빨리 나오는 편이예요. 왜냐면 30분 안에 삼성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환승할인이 되니까요. 그래서 재빨리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 남성매장을 재빨리 스캔하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가죠. 누군가는 '아니...거기서 1000원 남짓한 돈을 왜 굳이 아끼려고 허겁지겁 움직이는 거야?'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액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천원을 세이브하던 만원을 세이브하던 여기서 중요한 건 쓸데없는 지출을 막는다...라는 방침 그 자체니까요. 언제나 방침에 따라서 움직인다...방침은 어기지 않는다는 걸 지키며 산다는 게 중요한 거예요.



 2.그리고 삼성역까지 가면 좀더 이리저리 돌아보곤 하는데...옷을 살 게 없어서 안 사게 되면 반드시 거기서 식사를 하고 와요. 평소에 먹는 것이 아니라 삼성역이나 코엑스 말고 다른 곳에는 없는 가게에서 말이죠.


 왜냐면, 옷을 안사고 돌아온다면 그건 허탕친 거잖아요. 갈 때 차비와 올 때 차비...도합 약 3000원을 무의미하게 날려버리는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그 차비를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어주고 와야 하기 때문에 나는 삼성역까지 가서 옷을 못 사면 그곳에만 있는 식당에 들렀다 오죠.


 누군가는 '어쨌든 거기서 외식을 하면 쓸데없이 돈을 더 쓰게 되는 거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돈을 날리지 않는 거예요. 차비에 의미를 부여해주기 위해서 외식비를 쓰는 거죠. 돈을 얼마를 썼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의미가 있었느냐가 중요한 거니까요. 



 3.삼성역 현백에 있던 로즈힐이 문을 닫아서 뭐랄까...한동안 밸런스가 깨져있었어요. 삼성역의 한식-양식-중식-일식 식당의 밸런스 말이죠. 한데 식당가에 올라가보니 불고기전골과 냉면을 파는 가게가 다시 등장해 있더군요. 언제 한번 가보고 싶어요.



 4.휴.



 5.사실 오늘도 삼성역에 가게 될 줄 몰랐는데 가게 됐어요. 가게 될 줄 알았으면 어제 새벽에라도 한번 번개를 쳐보는 건데 말이죠. 하지만 뭐...지난번에 썼듯이 번개가 될 때는 보통 두시간 안에 쪽지가 오거든요. 빌어먹을 불고기전골과 냉면 좀 먹고...빌어먹을 빙수 좀 드실 분 있음 쪽지주세요. 밖에서 1시반쯤에 pc모드로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되니까요. 


 

 6.휴...지겹네요. 왜냐면 바쁘지 않으니까요. 아 물론 바쁜 것도 짜증나긴 하지만...어쩔 수 없죠. 바쁘지 않으면 지겨우면서 짜증나니까 강제로 스케줄을 생성해서 움직이는 게 나아요.



 7.아무리 봐도 사람들은 자유라는 말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유라는 말에...뭔가 엄청난 로망같은 게 있어 보인단 말이죠. 한데 그건 작가가 꿈인 것과 비슷한 거예요. 작가가 되는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작가가 되는 멋진 순간을 겪은 후 작가로서 계속 살아가는 건 매우 엿같은 일이거든요. 거기에는 엿같은 노동뿐이니까요. 


 자유도 그것과 비슷해요. 자유를 손에 넣는 순간은 매우 기쁘겠지만 그 다음에 자유롭게 계속 살아가야 한다면...그것 또한 매우 지겨운 일인 거죠. 그야 나도 제대로 된 자유를 손에 넣어본 적은 아직 없어서 대충 짐작으로 말하는 거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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