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에로의 시대?

2019.02.13 12:55

흙파먹어요 조회 수:1060

https 가 막혔다는 비보를 접하며, 우리는 지난 날 산업화와 함께 이촌향도, 우리의 이웃이었으며 동시에 외부인이기도 했던 영자의 전성시대,
개혁사상가 루소의 정신을 이어 받아 자연으로 돌아가자며 몸으로 외쳤던 조류3부작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그리고 백구야 훨훨 날지 마라를 기억합니다.
격변 속에서 전통과 포스트 모더니즘,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던 무릎과 무릎 사이를 애도하며,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우고, 이제는 여체의 신비를 외국어 필수과목과, 제2 외국어 과목에 맡긴 채
분연히 일어나 오버그라운드를 향해 걸어간 거장, 봉만대를 추억하는 것입니다

에로. 그것은 영화인들에게 던져진 시대의 요구인 동시에, 시대의 천형이기도 했습니다.
전국의 중딩들이 UN 성냥을 쪽쪽 빨아먹으며 영웅본색 놀이에 여념이 없었던 80년대.
만드는 자들은 문예영화라고 우기고
외면한 자들은 방화라고 멸칭했던 그 암흑기에,
CJ와 롯데가 뻔한 영화를 억지로 천만 만든다고 욕 참 많이도 먹어왔지만,
그들이 스크린을 쥐고 있어 한국 사람들이 어쨌든 한국영화를 볼 수 있었고,
포스트 봉준호, 포스트 박찬욱을 꿈꾸는 자들이 손가락을 들어 북극성을 가리킬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었듯.

비록 하대 받고, 천시 당하는 에로였지만, 그들이 있어 그 많은 영화판의 식구들과 전국의 비디오가게 사장님들이
뜨신 방에서 애들을 기르고, 씻기고 가르쳐서 이 사회의 역군으로 길러낼 수 있었던 것 입니다.

비록, 전 날 10개의 사단이 무너지면 다음 날 20개의 사단이 되어 나타나 역전의 독일군을 몰아냈다는 2차대전 당시의 소련군처럼
그야말로 육탄돌격!
군번줄에 영문과 숫자조합을 새긴 왜적의 침략에 그만,
그 기개는 혈전의 진주성이되, 전투의 결과는 탄금대가 되어 몰락해버렸지만

위기는 곧 기회!
지금이야말로 이 땅에 에로의 깃발이 다시금 펄럭일 수 있는 약속의 시간이 도래한 것입니다! 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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