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의 길

2019.03.04 17:11

흙파먹어요 조회 수:808

※주의. 이 글은 똥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악극은 단연 판소리입니다.
어떤 괴이한 자들이 실험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떨어지는 폭포수는 85데시벨, 엠프를 팡팡 울리는 락공연장의 소리는 110데시벨.
그리고 득음했다는 명창들의 소리는 평균 105데시벨이라는 겁니다.
폭포수를 이겼다는 썰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겁니다. 대충 엠프도 이긴다고!

거기에 춘향가의 리얼타임은 총 8시간.
화장실이 문제가 아니라, 듣던 사람이 중간에 밥 먹고 와야 돼요.
이쯤되면 사자후로 악귀를 찢어버렸다는 음파신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장삼풍 장풍 쐈다는 썰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따나 똥물을 마셨다는 말도 있을 법한 이야기.

그렇다면 왜 똥물을 마셨을까?
샤우팅을 하는 락의 발성은 크게 세 가지, 두성, 흉성, 복성으로 나뉘는데
메탈의 신성 디오 거사든, 되는 대로 일단 찢고 봤던 오지 옹이든,
아무리 기술을 연마한 보컬일지라도 투어가 계속 되면 목이 상하는 건 그렇다치고 열이 나면서 온 몸이 붓는다고 합니다.
락커들이야 약을(그 약이든 이 약이든) 맞으며 마지막 무대를 향해 파이팅 하면 되는 거지만,
한국의 소리꾼들은 애석하게도 엠프도 없고, 두성은 무엇이며 복성이 다 무어냐 온 몸을 냅다 부서져라 울림통으로 썼으며
마지막 피치를 이미 올린 후에도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니 탈이 나는 거지요.

또 그렇다면 왜 똥물이었을까?
이게 좀 대놓고 유사과학의 영역인데, 좋게 말 해 동종요법, 나쁘게 말 해 전근대사회의 뻘짓.
지금이라면 이비인후과에서, 아~ 해보세요. 칙~칙~ 하고, 소염진통제 처방한 후 요양을 시켰겠지만,
천 삽 뜨고 허리 펴는 천리마 운동 시작하려면 100년도 더 남았건만
그놈의 망할 안 되면 되게하라 정신은 굳이 독으로 독을 없앤다고, 독 중의 독 똥물을 먹인 겁니다.
*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원래 1공수여단 구홉니다. 걔들은 게릴라라고! 민간인들한테 쓰지 말라고!

주워들은 똥물 제조법은 이렇습니다.
아무 똥물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사용하지 않은 지 족히 3년은 된 똥똥이 있어야 합니다.
장처럼 푹 묵은 이 똥물을 발견했다고 그걸 그냥 퍼오는 게 아니라,
대나무를 잘라 짚과 숯으로 한 쪽을 막은 뒤 물 속에 퐁당 담그면
삼투압으로 줄기의 문맥을 한 번 거친 똥물이 짚과 숯으로 만든 필터를 또 한 번 거쳐 대나무 통 속에 담기는 겁니다.
그러면 약으로 쓸 수 있는 맑은 똥물이 모아지는데... 야 그게 맑겠냐? 생각을...

락스타 이자람 선수 같은 젊은 명창들은 당연히 그런 거 안 마셨겠지만,
시니어 명창들 중에는 그거 없어서 못 마셨다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 거 보면
사람이 죽을 정도로 병균이 득시글 거리지는 않는 듯하고?
주로 스승들이 자기가 번아웃 시킨 젊은 애제자에게 구해다 줬다는 걸 보면
운우지정 직전에 부처님 전으로 돌아와, 미련이라는 열병에 앓아 누운 사미승에게
계 따위는 개나 주라고 해. 손수 약병아리 삶아 먹이던 노승의 마음 같은 것이었는지도요.

본디 본인, 가슴에 품은 다정이 그만 돌아서서 밟은 사금파리처럼 애려,
응가하며 기침하다 그만 갈비뼈에 금이 가 문득 똥에 대한 썰이 풀고 싶어 써봤습니다.

*갈비뼈 골절은 깁스를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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