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00421143303737


'신형 감염증이 세계에 만연하는 픽션' 속에서, 대응하는 간호사가 울면서 일을 하고 있다는 묘사가 있다면, 나는 '의료현장의 묘사에 리얼리티가 없네!'라고 말했을지도 몰라. '간호사=여자=금방 훌쩍훌쩍 운다, 이런 이미지로 쓰고 있는 거지? 현실의 간호사는 멘탈 고릴라들 뿐이라고 ㅎㅎ'하며 기세 좋게 깔보는 나 자신이 쉽게 떠올랐겠지.

그런데 현실이,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리얼리티'를 뛰어넘고 있어.

----


사망자가 나올 거야. 환자 이야기가 아니야. 원내 감염의 이야기도 아니야. 자살하는 사람이 나온다고.

제발 알아줘. 부탁이야. 제발 알아줘. 최전선은 지옥의 밑바닥이란 걸.

----

의료현장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매일 울면서 일하는 최전선의 스탭의 고통과, 바닥이 보이는 의료자재와, 병상을 늘려도 늘려도 넘쳐나는 환자와, 이미 막으려고도 하지 않는 원내감염...무슨 짓을 해도 붕괴하기 시작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생각으로라도 그걸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은 미디어 님들 덕분에, 최근 TV 자체가 고통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어요.

왜냐고??? 이게 뭐냐고??? '이거, 이미 붕괴하고 있네요'라고 말하면 어디의 누군가로부터 혼이 나나??? 여기는 북조선인가???

----

아침에 일어나서 '못하겠어'라고 생각이 들면 바로 도망쳤으면 좋겠어.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가방에 속옷이랑 칫솔만 챙겨 넣고, 당당하게 공공교통기관을 사용해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도망쳐. 가능하다면, 친구나 가족이나 연인이나, 당신을 소중히 대해 주는 누군가가 있는 곳으로. 그렇게 하려면 성실한 사람일수록, 환자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한 '의료종사자'일수록 용기가 필요하겠지. 환자나 다른 스탭의 얼굴이 떠올라 버리겠지. 내가 잘 알아. 그래도 용기를 내서, 도망쳐. 진심으로 부탁한다.

----


온나라가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하는 지라 힘들단 소리도 못하고 늘 씩씩하게, 웃으면서 엄지척 하면서 현장에서 싸워온 의료진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되네요. 이 분들이 꽃구경 하러 나온 인파와 클럽에 줄선 사람들 뉴스를 보면서 얼마나 힘이 빠질까...

이런 분들 수당 지급 보류했던 대구시에 분노하게 되고...  

나라와 언론의 외면속에 힘들게 싸우다 도망치자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일본 의료진들에게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4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420
126231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1086
126230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09
126229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500
126228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55
126227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408
126226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151
126225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309
126224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318
126223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73
126222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24
126221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16
126220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69064
126219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59
126218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33
126217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643
126216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838
126215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874
126214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814
126213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4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