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심하네요. 벌써 목요일이예요. 내일 점심에 약속이 있어서 긴장이 돼요. 왜냐면 점심 약속이 있을 때마다 못 일어날까봐 걱정돼서 새벽 다섯시...일곱시...아홉시...열한시까지 못 자곤 하거든요. 평소엔 그 정도로 불면증이 있는 건 아니라서 적당히 잠들 수 있는데 점심에 약속이 생기면 정오...1시까지도 긴장하다가 자버려서 약속을 못지키거나 아예 안 자고 약속에 나가곤 해요 요즘은.



 2.던파를 하고 있는데 그걸 숨길 이유는 없으니까 당당하게 말하는 편이예요. 하지만 던파라는 게임의 인식이 워낙 안좋은지...게임계에서 일하는 친구 앞에서 던파 얘기를 하면 즉시 '던-'이라는 조롱섞인 야유가 날아오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 줘요.


 '야 이봐. 던전앤파이터는 굉장한 게임이야. 게임 매출순위 1위에 전성기 지나고 나서도 중국에서 매년 1조씩 쓸어담고 있다고. 그렇게 도트 잘찍고 음악 잘만들고 시즌마다 유저를 복귀시키는 게임은 거의 없어.'


 라고요. 그러면 그 친구는 다시 대답하죠. '던-' 



 3.게임얘기 나온김에...나무위키에서 스펙을 봤는데 엑박을 사도 괜찮을 수도 있겠어요. 며칠 전엔 양키박스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요. 한데 할 게임은 여전히 많지 않네요. 마소가 베데스다를 인수해봤자 나는 엘더스크롤도 폴아웃도 안하거든요. 베데스다는 맨날 만드는 게임만 만드는 회사던데...저렇게 광활한 맵에 제작자가 내용물을 뿌려놓고 유저들이 돌아다니는 게임이 앞으로도 먹힐지는 모르겠어요. GTA처럼 아무리 맵을 잘 만들고 아무리 재미있는 놀거리를 채워넣어도 결국 제작자가 만든 놀이터 안에서 노는 게임은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4.휴.



 5.룸살롱이라. 나는 옛날부터 룸살롱이란 곳을 남자들이 왜 가는지 이해가 잘 안갔어요. 왜냐면 룸살롱에 가면 섹스할 수 있잖아? 이건 듀게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섹스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섹스하는 건 재미가 없는거예요. 섹스할 수 없는 곳에 가서 섹스해야 재밌으니까요. 


 아니 뭐 룸살롱 가는 회원이 듀게에 설령 있다고 해도 문제삼으려는 건 아니예요. 다만 이해가 안가는 건 되는 곳에서 되는 걸 하는 건 존나 재미가 없거든요. 안 되는 곳에서 안 되는 걸 되게 만드는 게 재미가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룸살롱같은 곳은 재미가 없고 돈이 아까워서 못 가겠더라고요. 어차피 똑같은 돈을 쓸거면 건전한 가게에서 쓰는 게 재밌죠. 


 

  6.사실 이렇게 글을 따로 쓰는 게 웃기긴 하지만, 저 밑에 글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인터넷 시대에는 삼인성호라는 말도 틀린 말이구나 싶어요.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는 적어도 세 사람이 모여서 거짓말을 해야 없는 호랑이가 있는 것처럼 꾸며댈 수 있었죠. 하지만 인터넷이 있으면 한명이서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기만 해도 그게 먹히는 거예요.


 밑에 글에서 사실 서로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20살 넘었으니까 본인의 세계관이 견고하게 자리잡았을 거니까요. 문제는 서로에게 가하는 자신의 논리가 아니라 언어예요. 댓글이 70개 넘어가는 글에서 매 댓글마다 매번 룸살롱이라는 단어를 쓰며 뇌절치니까 결국 그에 반박하던 사람에게도 언어가 스며들게 되는 거죠. 반박하던 사람도 결국 자신의 댓글에서 '룸살롱 가는 사람'이라는 상대의 언어를 따라하는 걸 보고 놀랐어요. 그 과정을 보면서 '야 이거 요즘에는 혼자서도 키보드만 계속 연타하면 없는 거 만들어내는구나. 세명까지는 필요도 없구만.'싶었어요. 없는 소리를 계속 반복하기만 해도 꼬리표를 붙이는 데 성공할 수도 있는 거예요 인터넷에선. 룸살롱을 안가는 사람도 마치 그런 곳에 가는 것처럼 날조할 수 있는 거죠.


 처음에는 계속 룸살롱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거 보고 '룸살롱이라는 단어를 키보드로 쓸 때마다 누가 100원씩 주는건가?'라고 넘겨버렸는데 뇌절이 먹히는 걸 보니까 한번 써야겠다 싶어서 써봤어요. 그렇게 몰이당한 듀게회원을 위해서죠. 나야 뭐 룸살롱 같은 불건전한 곳엔 안간다는걸 만나본 듀게회원들은 다 아니까 설마 아니겠지만.



 7.이건 여담인데 전에 듀나게시판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못 쓰겠다고 했겠죠. 불법을 저질러 보려고 했었던 얘기들 말이죠. 사실 저지른 게 아니고 저지르려고 한 거니까 그런 얘기를 써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긴 해요. 하지만 그래도 못쓰는거죠.


 어느날은 다른 듀게회원에게 재밌는 얘기를 들려주고 물어봤어요. '야 이얘기 대박재밌지 않아? 어차피 불법을 저지른 건 아니니까 인터넷에 써도 되겠지?'라고요.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저었어요. '그걸 쓰면 형을 싫어하는놈들이 형을 검사한테 제보할걸. 그러지 마.'라고요.


 그래서 '그래도 상관없잖아. 어차피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야. 안그래?'라고 되묻자 그가 대답했어요. '물론 조사를 하면 그런 적 없다고 밝혀지겠지만 그게 밝혀지는 동안의 과정을 생각해 봐. 검사는 소환한 사람을 엄청 힘들게 만들 수 있어.'라고요. 나를 감옥에 집어넣을 수는 없지만 제보하기만 하면 매우 귀찮게는 만들 수 있으니까 인터넷에 그런 건 쓰지 말라...는게 그의 논리였죠. 듣고 보니 맞는말 같아서 쓰려다가 그만뒀어요. 그 듀게회원은 인터넷에 넘실대는 찌질함과악의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조언을 한거겠죠.





 -----------------------





 짤방이 아니라 글이네요. 요즘 인터넷 밈 유행하는 거 따라해봤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79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033
126142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3
126141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795
126140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3
126139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1
126138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19
126137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5
126136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0
126135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5
126134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3
126133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79
126132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2
126131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78
126130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78
126129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2
126128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88
126127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4
126126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5
126125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5
126124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3
126123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