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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시]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의 [끝없는 시]는 그의 전작 [현실의 춤]에 이은 이야기를 합니다. 후자가 그의 유년 시절을 다루고 있다면 전자는 그의 청년 시절을 다루고 있는데, [현실의 춤]처럼 본 영화도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면서 여러 강렬한 순간들을 던져대곤 합니다. 듣자하니 호도로프스키는 5부작을 구상하고 있다는데, 이미 90을 넘은 걸 고려하면 완성될 것 같지 않을 것 같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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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소]

 아벨 페라라의 [토마소]의 주인공은 여러모로 페라라 본인과 겹치는 구석이 많습니다. 일단 이탈리아 로마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중년의 영화감독인 가운데 페라라 본인의 아내와 딸이 주인공의 아내와 딸을 연기하니, 영화와 페라라 본인의 인생이 실제로 얼마나 겹쳐져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지 않을 수밖에 없지요. 어쨌든 간에 영화는 건조하면서도 은근한 재미를 안겨다주고 있고, 주연인 윌렘 드포야 늘 그래왔듯이 든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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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fect Weapon]

 HBO 다큐멘터리 영화 [The Perfect Weapon]을 보다 보면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적 차원의 사이버공격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제게 그리 새로울 게 없었지만, 곧 있을 미국 대선을 고려하면 걱정이 팍팍 들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다큐멘터리 속 전문가들이 염려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래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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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y the Dragon]

 [The Perfect Weapon] 바로 다음에 본 다큐멘터리 영화 [Slay the Dragon]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10년간 미국 공화당은 노골적인 선거구 경계선 조작으로 정치적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해왔는데, 다큐멘터리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대항하는 시민 단체들의 노력을 가까이서 지켜봅니다. 보는 동안 간간이 억장 터지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 사회가 완전 구제불능은 아니라는 사실은 위안이 되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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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리나 바렐라]

 포르투갈 영화 [비탈리나 바렐라]는 생각보다 많이 건조하고 절제된 예술영화였습니다. 한 이민 노동자가 죽은 후 고향에 있는 그의 아내가 와서 터를 잡는 과정을 영화는 정말 느릿하고 담담하게 보여주고, 이를 보다 보면 텁텁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촬영 등 여러 기술적인 면에서는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인내심을 갖추고 보셔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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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ce Springsteen’s Letter to You]

 [Bruce Springsteen’s Letter to You]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20번째 앨범 [Letter to You]에 동반된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스프링스틴과 그의 동료들의 녹음 작업 과정을 흑백 화면에 잘 담았는데, 그 전 앨범에 딸려 나온 [Western Stars]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평범한 편이지만, 결과물은 여전히 부담 없이 즐길 만합니다. 음악 좋고 녹음 광경 좋으니 괜히 불평할 필요는 없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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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yrne’s American Utopia]

 스파이크 리가 감독한 [David Byrne’s American Utopia]는 2019년 데이빗 번의 브로드웨이 콘서트 “American Utopia”를 생생하게 화면에 담아내었습니다. 번의 최근 앨범 [American Utopia]에 수록된 여러 노래들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그의 기존 곡들도 콘서트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데, “This Must Be the Place (Naive Melody)”와 “Once in a Lifetime”은 당연히 등장하고, 듣고 지켜보다 보면 절로 흥이 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한마디로, 근래 들어 가장 상쾌한 경험들 중 하나였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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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스로트 시티]

 RZA의 최근 감독 작품 [컷 스로트 시티]는 2006년 미국 뉴올리언스 시 빈민 구역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각자 상당히 경제적으로 곤궁한 처지에 놓여있는 네 젊은 주인공들은 결국 어느 한 탕에 올인하기로 결정하는데, 당연히 이들은 곧 매우 곤란하고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되지요. 영화는 이들과 다른 캐릭터들을 이리 저리 굴려가면서 이야기를 전개 및 발전시키려고 하지만, 결과물은 꽤 산만한 편이고 좋은 출연배우들은 간간히 낭비되곤 합니다. RZA의 전작 [철권을 가진 사나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불만족스럽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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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m City Kings]

 [Charm City Kings]의 주인공은 미국 볼티모어 시 흑인 빈민가 동네에 사는 어린 십대 소년입니다. 얼마 전에 죽은 그의 형처럼 그는 오토바이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러던 중 그는 동네 오토바이 갱 일원이었던 정비공과 친분을 맺게 됩니다. 이 정도만 말씀드려도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갈지 충분히 짐작이 가실 텐데, 영화는 이야기와 캐릭터를 꽤 잘 구축한 편인 가운데 기술적으로 인상적인 장면들도 여럿이 있지요. 성장드라마로서는 딱히 새로울 건 없는 가운데 결말이 작위적이긴 하지만, 의외로 상당한 위력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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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집]

 넷플릭스 영화 [그 남자의 집]의 두 주인공은 아프리카의 어느 모 분쟁 지역에서 탈출한 피난민 부부입니다. 영국의 피난민 센터에서 억류되어 있던 그들은 어느 날 운 좋게 런던 근처 어느 교외 지역에 있는 빈집에서 당분간 거주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첫날밤부터 집은 수상한 기운을 슬슬 풍기기 시작하고, 당연히 이 부부는 이 음습한 분위기뿐만 아니라 날마다 쌓여가는 고립감과 압박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져만 갑니다. 영화는 현실 호러와 비현실 호러를 오가면서 꾸준히 분위기와 긴장감을 쌓는데, 두 주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는 이 과정을 든든히 지탱하고 있고, 그러기 때문에 결말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제목 자체에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소박하지만 의외로 꽤 알찬 장르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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