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세훈...이 사람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네요. 이 사람의 임팩트는 선거운동을 할 때 가장 강하고 막상 시장 일을 할 때는 별 존재감이 없잖아요. 심지어는 시장이 되고나선 선거 기간중에 보여주는 쇼맨쉽조차 사그러드는 느낌이예요.


 하지만 어쨌든 '당선이 되는'것 또한 정치인의 능력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오세훈의 자기관리는 배울 만 해요. 한량처럼 놀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몸관리만 하는 50대도 저정도는 흔치 않은데 얼굴이나 몸매, 머리숱 등 외적인 부분에서 매우 관리를 잘했더라고요. 어차피 외모만 보고 찍는 사람의 한표도 한표. 심사숙고해서 찍는 사람의 한표도 한표라는 걸 감안하면 평소에 외모관리를 해두는 것 또한 치열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겠죠. 


 정치가도 작가랑 비슷한 면이 있거든요. 등단을 못하면 작가가 아니라 계속 작가지망생일 뿐이라는 점이요. 정치인도 당선이 안 되면 계속 정치인 지망생일 뿐이기 때문에 일단은 무슨 수를 써서든 당선이 되어야 하겠죠.



 2.사실 사람들에게 선거에 참여하게 만들고 선거 이벤트가 흥하려면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어야 더 분위기가 달아오르죠. '누군가가 너무 좋아서 투표소에 가는가'라기보다는 '누군가가 너무 싫어서 투표소에 가느냐'가 더 강한 감정이니까요.


 생각해 보면 노무현 때부터 계속 그랬던 것 같네요. 노무현이 싫어서 투표소에 나가고,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징글징글하게 싫어서 투표소에 가고, 그 다음엔 박근혜가 너무너무 싫어서 투표소에 나가고...하는 게 몇 번이나 반복되는 중이죠.


 그리고 다음 번에는 문재인과 민주당이 너무너무 싫어서 투표소에 가려고 벼르는 사람들이 잔뜩 있어요. 아무래도 누굴 뽑아야겠다고 투표소에 가는 것보다는 '저 새끼만큼은 너무 싫어서'투표소에 가는 게 참여율이 높을 테니까요.



 4.휴.



 5.어쨌든 그래요.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한 투표보다는 누군가를 심판하기 위한 투표가 십년도 넘게 계속 반복되는 중이죠. 그래서 더더욱 오세훈의 존재감이 없어 보이긴 해요. 민주당의 상대로 오세훈이든 안철수든 나경원이든...누가 나오든간에 상관없거든요. 당분간 사람들은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를 할거니까요.


 물론 나는 민주당을 딱히 싫어하지 않아요. 내가 돈을 벌어도 민주당 덕분에 번 게 아니고 내가 돈을 못 벌어도 민주당 때문에 못 번게 아니니까요.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그냥 투자의 변수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예요.



 6.오세훈이랑 이준석이 안티페미코인을 제대로 타려는 것 같네요. '성평등을 실현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아예 답변거부로 응수한 시장후보는 오세훈 뿐이더라고요. 


 그야 '성평등을 실현하겠습니까?'같은 질문은 나도 별로예요.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답정너식 질문이니까요. 전문적이지 않고 대충 보여주기식, 이미지 올려치기식 답변이나 나올만한 질문이죠.


 하지만 그와 비슷한 종류의 여성정책에 대한 질문들에도 모조리 답변거부로 일관하는 걸 보면 글쎄요. 질문이 별로면 반박하고 지적하면 되지 굳이 저렇게 무시로 일관하는 건 안티페미 코인에 불을 붙여보겠다는 심보 같아서 별로예요.



 7.그래도 시장후보 정도 되는 사람이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무언가에 반대하는'것이나 '무언가에 반대하는 것에 반대하는'스탠스를 들고나오는 건 똑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거잖아요. 이준석은 원래부터 안티페미 포지션을 선점하려고 꽤 노력하고 있던데 오세훈도 숟가락 올리려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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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어쨌든. 금요일이네요. 금요일로 끝날지 불금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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