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작이고 태국 영화입니다. 런닝타임은 101분에 장르는... 뭐라 말해야할지. ㅋㅋㅋ 암튼 스포일러는 없게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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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생각 없이 퍼왔더니 남이 리뷰용으로 텍스트 박아 넣은 짤을 가져와버렸...;)



 - 영화가 시작되면 대학 강의실입니다. 상냥한 인상의 여교수가 학생들에게 불면증으로 인해 생기는 인체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네요. 하루 안 자면 어떻게 되고 이틀 안 자면 어떻게 되며 삼일을 넘기면 어떻게 되고... 본인이 실제로 삼일 넘긴 적 있는데 그 때부터 실험실의 토끼와 대화가 가능해져서 견딜만 했다는 드립을 치시네요. 곧 장면 바뀌구요.

 주인공 '제인'은 빼어난 미모에다가 의대생! 입니다만. 인생은 참 구질구질하고 피곤합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몸이 안 좋은 할머니와 말 안 듣는 동생을 챙기며 생업과 학업을 모두 해결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빌린 대출금들은 이미 수개월이 밀렸고... 졸업해서 의사가 되면 좀 숨통이 트일 텐데, 당장 살아남으려면 학교를 때려 치워야할 판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이런 고민을 알게 된 우리의 상냥한 지도교수님(당연히 아까 그 분입니다)께서 의학 실험 알바를 하나 추천해줘요. 여기서 등장하는 룰 설정용 허접한 사이비 과학 얘긴 굳이 설명할 의욕이 안 생기고. 결론은 이겁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잠들면 죽습니다. 대신 성공하면 고액을 받죠.

 이미 진작부터 하루 한 시간 이하의 수면 시간으로 생활을 이어오던 주인공은 자신있게 그걸 덥썩 받구요. 그 후 자신과 같은 실험에 참여한 대학 친구 셋을 알게 되어 서로서로 도우며 이 실험을 버텨내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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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하면 무려 한국돈 기준 35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실패하면 죽어요. 350만원에 거는 목숨이라니... ㅠㅜ)



 - 위의 설정을 보고 어떤 내용을 떠올리셨나요. 처음엔 넷이 라랄라 즐겁게 잘 버티며 우정 쌓고. 그러다 하나씩 감각 이상, 환각 증세 같은 걸 겪으며 처참하게 죽어 나가고. 그러다 이 실험에서 탈출하려고 발버둥치고... 뭐 이런 게 당연히 따라나와야할 전개 아니겠습니까. 근데 영화가 그렇게 안 가요. 뭐 비슷한 전개가 나오긴 합니다만 영화 종료를 20여분만 남겨 두고서야 시작되죠. 그럼 나머지 한 시간 이십분 동안은 뭐하냐면...


 청춘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할.



 - 시작부터 뭔가 심상치않긴 했어요. 새 등장 인물 나올 때마다 경쾌한 음악, 깜찍한 폰트로 자막 깔면서 인물 설명이 나오는 게 딱 구세기말, 신세기초에 한국에서 우수수 쏟아져 나왔던 '어른들은 모르는 통통 튀는 신세대 감성의 청춘 무비!' 느낌이 팍팍 났거든요. 결과적으로 그걸 만든 게 어른들이어서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해 다 망해서 사라지고 단기간에 명맥이 끊겨 버렸던 그 영화들 있잖아요. 딱 그런 느낌입니다.


 게다가 영화 분위기가 너무 착해요. 그냥 착하다고 하면 좀 안 맞는 것 같고, '나이브하다'고 하면 좀 더 적절하겠네요. 등장 인물 넷이 모두 다 '통통 튀는 젊음' 캐릭터인 가운데 다들 결함 같은 게 있지만 그걸 극복하고 착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런닝 타임을 20여분 남겨둘 때까지 사실 대단한 사건이나 위기도 없구요. 심지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이상 상태도 거의 묘사가 안 됩니다. 그냥 아아 졸려... 야야 일어나!! 우리 뭘 해야 버틸 수 있을까??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극복~ 뭐 이런 느낌.


 그리고 그러는 가운데 공포나 스릴보단 우리 주인공 '제인'의 고달픈 인생, 그리고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친구들이 안고 있는 근심과 걱정들. 이런 걸 주로 보여주는데 뭐 그것 역시 나이브합니다. 딱 그냥 '청춘물' 수준에서 그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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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하면 죽는 실험에 참가하는 네 청춘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블링블링 드라마!!)



 - 그럼 이제 막판 20여분 동안 전개되는 그나마 스릴러스런 부분은 어떻냐고 하면... 뭐 여부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망이죠. ㅋㅋㅋ

 그냥 막판에 빌런이 벌이는 짓이 아예 이해가 안 돼요. 본인이 목적으로 둔 게 분명히 있는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그런 행동이 전혀 필요가 없거든요. 막판 빌런의 구구절절 설명씬은 그걸 합리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도 안 된다는 걸 확인 사살하는 수준이구요.

 영화의 하일라이트이다 보니 위에서 말했던 수면 장애의 증상들... 이 당연히 나오긴 하는데 굉장히 얄팍하고 가볍게만 등장하고 끝입니다. 그래서 전혀 긴장도 안 되고 무섭지도 않고 안타깝지도 않고요. 이럴 거면 뭐하러 이런 소재를 취했는지 모르겠죠.


 암튼 그냥 헛웃음만 실실 나옵니다. 내 한 시간 사십분 돌려내!!! ㅋㅋㅋㅋㅋ

 

 

 - 막판 전개를 보다가 순간 얻은 깨달음인데. 아마도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배드 지니어스'의 성공 신화를 흉내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선남2 + 선녀2의 캐릭터 조합. 태국 '청춘'들의 고민(특히 빈부 격차). 그리고 두뇌 게임을 통한 스릴 창출... 뭐 이런 걸 생각했던 것 같거든요. 

 근데 안타깝게도 '두뇌 게임'이 전혀 안 되구요. 연출도 느슨하기 짝이 없고. 주인공이 겪는 가난도 상대적으로 많이 가볍게 다루는 느낌이고. 심지어 '선남선녀'의 매력도 떨어지면서... 근본적으로 연출이 못 따라갑니다. 애초에 각본이 개판이라는 걸 감안해도 연출 역시 할 말 없는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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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여자가 주인공, 또 가난한 남자 하나와 갑부집 남자 하나, 그리고 역시 살림살이 넉넉하고 철 없는 여자애 하나. 확실히 '배드지니어스'죠.)



 - 물론 전 그 와중에도 또 나름 재미를 찾으면서 봤습니다.

 일단 전 원래 망작 매니아라 이렇게 훌륭하게 못 만든 영화를 보면 즐겁거든요.

 거기에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그 '세기말 청춘물' 스타일 자체가 너무 웃겨서 낄낄거리는 즐거움도 있었구요.

 그 와중에 주인공 제인 역의 배우가 예쁩니다(...) 에쎄쓰 유진과 한혜진을 섞어 놓은 아주 예쁜 일반인(?) 같은 느낌인데 뭐 매력 있더라구요. 영화 다 보고 나서 사진을 찾아보니 죄다 별로인데요. 영화 속에선 그래도 매력 있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이게 영화가 재밌거나 볼만하단 얘긴 절대 아니라는 거. 



 - 그래서 간단한 결론. 보지 마세요. ㅋㅋㅋ

 저같은 망작 매니아를 제외하곤 딱히 추천할만한 대상을 못 찾겠네요. 

 그냥 어제의 제 넷플릭스 뽑기는 망한 걸로.




 + 한국 언급이 참 많이 나오는 게 요즘 대중 문화계에서 이 나라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더군요.

 등장 인물 중 한 명이 sns 스타 캐릭터인데 본인 방송 중에 '한국산 에센스' 홍보하는 장면이 나오구요. 넷이 모여서 채팅방을 '라인'으로 만들구요. 돈 벌면 뭐할 거냐... 라는 대화에서 한국 가서 가슴 성형을 할 거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때 아예 한글로 '유방확대술'이라고 적힌 성형 광고가... (쿨럭;)



 ++ '핀 모바일'이라는 회사 서비스에 대한 간접 광고가 '간접'이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노골적으로 반복됩니다. 영화 다 보고 나면 스탭롤보다 이 회사 언급이 먼저 나와요. ㅋㅋ Finn Mobile이라는데 뭐하는 회사인진 모르겠지만 뭐, 광고의 노골성이 너무 심해서 이름이 확 박히네요. 광고 성공!!



 +++ 최근에 나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어웨이크'랑 설정의 유사점이 많이 언급되던데. 뭐 잠 못들면 사람이 어떻게 망가지는가... 라는 소재는 그 쪽이 훨씬 열심히 파 본 것 같습니다만.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이 영화랑 삐까한 것 같으니 그건 그냥 안 보겠습니다.



 ++++ 어쨌든 태국 영화였다 보니 다시 우리 옥밥님 생각이 납니다. 작품 활동 좀 더 빡세게 해주십셔 옥밥님하... 떡밥이 없네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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