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12:55
어제, 은사님 부탁으로 까마득한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그런 만남을 가질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게 대체 그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살아온 이력이 그들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건 물론, 누구라도 한 인간의 삶이 다른 삶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저는 기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를 담아 대화를 시작했더니 한 후배가 대화 후 그러더군요. "선배의 삶에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은 돌아보게 만들었다"고요. 제가 씨익 웃으면서 되받았죠. '자기 심연에 바탕을 두지 않은 타인의 경험은 마약처럼 허망한 거에요'
뭐, 누군가의 경험담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게는 하겠죠. 타자가 확 그어댄 성냥불/라이터의 불빛을 보는 것 같을 테니까요.
어릴 때, 어머니는 저에게 아무일도 시키지 않으셨어요. 뭐만 하면 반드시 다치곤 했으니까요. 동생들이 뭘 부탁하면 "누나 다쳐~" 라며 과잉보호하셨죠. 그 지나친 보호는 정신적으로 제가 어린아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동생들 팬티까지 다 다리미로 다려서 입히고 학교밥 안 먹게 도시락 싸줬습니다. 대단했죠. 잘 못해도 포기는 모르는 타입이거든요.
누가 누구에게 (더구나 선배 따위가) 구원의 대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제 나눈 대화를 두고 후배 두 명이 메일을 보내왔네요. 어제 나눈 대화로 삶의 구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요. 덧없는 삶에서 가끔 이렇게 삶에 대한 사랑의 단서를 찾아내는 이들이 저는 부럽습니다. 인사치레 말이라고 할지라도요.
2021.09.27 13:14
2021.09.28 05:22
2021.09.28 10:56
'다치기 일쑤'였는데 어디로갈까님 직접 다리미로 다려서 입혔다굽쇼?
'다치기 일쑤'가 아니라 '처음해본것'에서 다치기 일쑤였다는 거 아닌가요
한사람의 인생은 그냥 역사책이나 소설같은거죠.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뒤바꿀 수 도 있는 스토리가 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여가시간보내기가 될 수도.
2021.09.28 13:38
열심히는 하는데, 그런 일이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아요. 팔에 데인 자국, 손가락은 칼에 베인 상처, 계단에서 잘 굴러서 다리는 멍투성이... 그런 형편입니다만 동생들 대학가기 전까지는 많이 공들였어요. 그래야 어쩐지 바르게 성장할 같은 강박증이 있었죠. 오죽하면 어머니가 너 유난떠는 것 보면 나는 계모인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한숨쉬셨을까요.ㅋ
2021.09.28 15:35
그리 열심히 살아야 아주 사는거죠 시간을 적는 페이지에 쓸 때만 자신가 타인의 공간을 느끼니 또 페이지를 넘겨 다시 쓸 땐 앞페이지 다 잊어요 어디로님은 잘 타고나신편이에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25414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43963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52582 |
126103 |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 poem II | 2012.06.26 | 17353 |
126102 |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 그림니르 | 2010.06.02 | 12794 |
126101 |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 화기치상 | 2010.06.02 | 10433 |
126100 |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 Carb | 2010.06.02 | 10111 |
126099 | 경남 도지사 초박빙 | alan | 2010.06.02 | 9319 |
126098 | [불판]개표방송 [13] | 20100602 | 2010.06.02 | 9165 |
126097 |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 look | 2010.06.02 | 10810 |
126096 |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 비회원 | 2010.06.02 | 9475 |
126095 |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 자연의아이들 | 2010.06.02 | 10652 |
126094 |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 anth | 2010.06.02 | 7379 |
126093 |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 그림니르 | 2010.06.02 | 12562 |
126092 |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 digool | 2010.06.02 | 6478 |
126091 | [서울]한명숙 1% [22] | 스위트피 | 2010.06.02 | 9578 |
126090 | 절호의 찬스! [1] | 얏호 | 2010.06.02 | 5982 |
126089 |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 troispoint | 2010.06.02 | 6688 |
126088 |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 그림니르 | 2010.06.02 | 8844 |
126087 |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 장외인간 | 2010.06.02 | 5815 |
126086 | 잘가라_전의경.jpg [5] | 댓글돌이 | 2010.06.02 | 9025 |
126085 |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 한여름밤의 동화 | 2010.06.02 | 8703 |
126084 | 좀 의아스러운게.. [5] | 장외인간 | 2010.06.02 | 70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