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도 적었지만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런 거 전혀 개의치 않는 분 내지는 이미 드라마 보신 분만 읽어주세요.



먼저 불상사 방지용 무의미 짤을 하나 넣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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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제부터 스포일러 시작입니다.



 1. 우리의 몬시뇰 프루잇씨는 처음 섬에 도착하고 며칠간 어떻게 멀쩡하게 인간 코스프레를 하고 돌아다닐 수 있었던 거죠?

 처음 동굴에서 '그 존재'를 마주쳤을 때 분명히 목을 물어 뜯겼고, 그 후에 피를 마셨고 했으니 완벽하게 뱀파이어화 된 상태여야 할텐데.

 어째서 처음엔 멀쩡하다가 한 번 죽고 살아난 후에야 햇빛에 반응하는 체질로 변했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제가 뭘 놓쳤을까요. ㅠㅜ



 2. 라일리의 마지막이 참 좋았습니다. 에린이 '왜 날 이런 도망칠 수도 없는 곳으로 데려온 거지?'라고 묻는 순간 이어질 장면을 깨닫긴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정작 그 장면이 나오는 순간엔 참 뭉클하더라구요. 이 드라마에서 다루는 주제들, 사라져가는 것들, 죄책감, 운명의 엇갈림 같은 것이 모두 압축되어 제시된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러고 나니 이후의 전개는 뭔가 구심점이 없어져버린 느낌이랄까... 실제로도 에린, 사라, 신부님 등등이 다 각자 주인공처럼 묘사되기도 했구요. 



 3. '그 존재'는 뭔가 참 알쏭달쏭하죠. 몬시뇰 프루잇께선 갸를 트렁크에 넣어서(...) 섬까지 가져왔다는데. 그렇담 사실은 대화가 가능한 상대란 얘기잖아요? 성당 피바다 장면을 보면 심지어 옷까지 깔끔하게 입혀놨던데요. 몬시뇰이 그 분을 설득해서 옷을 입히고, '자자 대략 이 타이밍 쯤에 거기 가서 서 계시면 됩니다. ㅇㅋ?' 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웃음이... 



 4. 그리고 그렇게 대화가 가능한 생명체였다면 서로서로 편하고 좋은 상생의 길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요. 그 분 피 조금만 마셔도 박살난 척추가 재생되고 치매가 완치되며 심지어 인생 리즈 시절 비주얼로 회춘까지 가능하다면 걍 사람들 헌혈(...) 모아다 먹이고 만병통치약 팔았으면 좋았을 것을. 섬마을 부흥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건강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길이었는데. 안타깝습니다. ㅠㅜ



 5. 보안관님의 최후는 뭐랄까... 그 자체는 폼나고(?) 좋았는데 좀 생각해보면 '이게 최선이었어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자기가 그렇게 피하고 싶어했던 차별주의자의 총에 맞아 죽은 거잖아요. 그 직전엔 소중한 아들을 이도교들 손에 빼앗겼구요. 따지고 보면 가장 불행한 죽음이었달까...



 6. 쓸 데 없는 얘기지만 역시 카톨릭은 폼이 납니다. 어릴 때 4년간 성당을 다닌 적이 있는데 확실히 여러모로 교회보다 훨씬 폼이 나죠. 



 7. 분명히 시대 배경은 현대인데 어떻게든 옛날 분위기를 내려고 애쓰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도 잘 안 나오고 스마트폰도 자주 안 보이죠. 나오는 자동차들도 그렇고 심지어 총도 옛날 총들이 자꾸. 



 8. 총 얘기 하니 또 덤으로 떠오르는 건데, 이런 장르물들의 쫓기는 자들은 쫓기는 주제에 왜 자꾸 총을 아무데나 내버리고 다닐까요. 리자가 거기서 그 총만 챙겨갖고 갔어도 사람 목숨 하나는 더 구했겠구먼.



 9. 성당 부속 건물에 불을 지르려는 보안관을 발견한 베브가 그런 말을 하죠. "왜 우리들 다 들어가 있을 때 불지르지 않고?". 사실 저도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때면 거의 한 시간 안에 해가 뜰 상황이었는데 그때까지 잘 도망치던 거 잠시만 더 숨어 있다가 백주대낮에 나와서 편하고 안전하게 불지르면 만만세였을 텐데요. 왜 그랬을까요. 



 + 추가


 10. 솔직히 거의 다 죽어버리더라도 에린 정도는 살려주지 않을까... 하고 조금 기대를 했었죠. 하지만 역시 깨닫는 건데, 플래니건은 살아 남는 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보람차게 잘 죽는 게 해피엔딩! 이랄까요. 이건 뭐 약간 김병욱 아저씨 생각도 나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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